상하이식, 광둥식, 베이징식, 씌촨식…."요리사가 3대에 걸쳐도 다 못 먹는다는 중국 음식. 일반인도 아닌 요리사에게도 그 정도라니 규모를 짐작해 볼 만하다.
지금 중국음식이 한국에서 중원의 격전을 벌이고 있다. 중식하면 으레 자장면 짬뽕 탕수육 라조기 등 그 메뉴에 그 맛을 생각하고 입구가 조금 거창하면 비용 때문에 들어가기 꺼려졌으나 이젠 지도가 바뀌었다. 중식은 지역과 뿌리에 따라 조리법과 맛이 다르고 역사 배경도 제각각이기에 중국 사람들의 속 만큼이나 다채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최근 서울 논현동에 '와이탄'이 상하이식 음식을 표방하며 오픈, 중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하고 있다. 도대체 상하이식이 뭔지, 광둥식이나 베이징식과는 뭐가 다를까. 함지박 완차이 금정 등 그 이름난 다른 중국 음식점들은 무슨 방식일까.
이미 청담동에 자리를 잡고 광둥식의 고급 중식을 중저가로 선보이고 있는 '팔선생'이 일으킨 선풍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 반가운 것은 중식을 고급스런 집에서 맛있게 먹은 것 같은데도 값은 예상보다 비싸지 않은 곳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중국 음식점에 자장면이나 짬뽕이 없는 것도 새로운 경향이다. 원래 중식이 아니면 안한다는 자부심에서다. 팔선생의 경우 그래도 자장면은 한다. 하지만 짬뽕이 없다. 해물탕면이 있다. 짬뽕과 달리 기름기가 없고 국물은 담백하면서도 칼칼하다. 색깔이 멀겋지만 제법 맵다.
와이탄에는 짬뽕 자장면 둘 다 없다. 그렇다고 식사할 것이 없을까 걱정 할 필요도 없다. 상하이식 쌀국수와 딤섬, 볶음밥이 배를 부르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외식정보 사이트 쿠캔네트(www.cookand.net)의 서원예씨는 "중국음식이 중국다워지고 있다"고 평한다. 그간 한국화된 중국음식이 주류였고 최근 캘리포니아식 퓨전 중식도 많이 등장했지만 그래도 맛을 아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끄는 것은 역시 정통 중국식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더더욱 중식의 갈래와 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가 보다.
/글·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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