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데 책 좀 읽으십니까?" "글쎄요…."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소리는 낡아도 한참 낡은 말이다. 서점 매출만 봐도 확연하다. 출판업계에 따르면 한해 중 책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는 12월부터 이듬해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까지다. 바깥 활동이 적은 겨울, 방학, 새 학기 개학까지 걸친 이 때가 대개 서점 전체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한다. 물론 주로 학습 교재가 팔린다. 그 다음이 여름 휴가나 방학이 들어 있는 7·8월. 방학 수요가 큰 데다 성인이 읽는 책인 소설의 매출이 좋은 편이다. 봄철은 그만은 못하지만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의 선물 수요가 많다. 10·11월은 연간 매출의 10% 안팎을 겨우 차지하는, 가장 책이 안 팔리는 계절이다.신간 판매량과 독서량이 비례한다고 가정하면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은 틀려도 너무 틀린 말이다.
한국출판연구소가 조사한 지난해 성인 1인의 월 평균 독서량은 1.2권. 연간 신간 판매 비율과 합쳐서 생각하면 가을 세 달 동안 성인이 읽는 책은 고작 한 권 남짓하다. 그나마 초등학생이 매달 8권의 책을 읽고 있는 덕분에 국내 전체 독서 평균은 월 4.2권으로 올라가고, 가을철 전체 독서량도 5권으로 늘어난다.
가을은 책을 덮는 계절이 된 지 오래인 데다 올해는 불황까지 겹쳐 서점마다 손님 끌기에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들이 최대 50%가 넘는 할인율까지 내걸고 저가 판매 공세를 펴는 데다 오프라인 대형 서점은 다양한 이벤트로 독자의 발길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
인터넷 서점 YES24(www.yes24.com)는 18일부터 11월15일까지 문학·인문학 도서에 대해 최고 30%까지 할인하는 '책 수레에 가을을 싣고' 행사를 벌인다. YES24 편집자들이 고른 가을에 읽기 좋은 책 300종이 대상이다. YES24는 또 올해 말까지 편의점 택배 이용료 2,000원을 50% 할인해 주는 행사도 벌이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www.kyobobook.co.kr)는 27일까지 베스트·스테디셀러 1,000종을 정해 최대 53%까지 깎아주는 '바람이 가을을 만나면' 행사를 벌이고 있다. 신간에 대해서도 최대 20%의 사이버 머니를 적립해 준다. 또 어린이책 구입자를 대상으로 20일까지 3만원 이상 구매자에게 추첨으로 온라인 학습권을 주는 등 다양한 경품 행사를 곁들이고 있다.
알라딘(www.aladin.com)은 27일까지 '리턴 투 클래식' 행사에서 두고 두고 읽을만한 고전을 골라 할인판매하고 있으며, 반디북(www.bandibook.com)은 30일까지 '책 사랑 가을 사랑' 행사에서 각 분야 서적을 최대 50%까지 싸게 판다. 리브로(www.libro.co.kr)도 월말까지 국민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베스트셀러 최고 40%, 모닝365(www.morning365.com)는 22일까지 황금가지, 들녘, 생각의나무, 소담, 정보문화사 출간 도서 전종에 대해 40%를 할인해 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도 교보문고 광화문점이 31일까지 '가을이 아름다워지는 예술서' 행사에서 대원사의 '빛깔 있는 책들' 시리즈 250종과 사문당의 '서양미술시리즈 30종'을 각각 20% 할인 판매하는 등 기획 할인과 저자 강연회·사인회 등의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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