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의 DJ 복귀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SBS 라디오 가을 개편이 13일 새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에도 잡음을 낳고 있다.발단은 SBS 노조원인 아나운서들이 이 달 초 외부 인사를 라디오 진행자로 영입하면서 아나운서들이 자리를 잃게 된 데 반발해 성명을 통해 개그맨 이봉원(40)· 박미선(36) 부부의 MC 기용을 문제삼은 것. 성명은 "러브FM에 한 여자 진행자를 유치하면서 그 진행자는 자신의 남편을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캐스팅해 주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며 "새로 투입되는 진행자 남편의 밥그릇에까지 좌우돼야 하는 아나운서의 현실이 슬프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김흥국 박미선의 대한민국 특급쇼', '이봉원의 으랏차차 라디오'를 겨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문제는 회사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개편에 아나운서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일단락됐으나 8일 발행된 SBS 노보에 성명이 실리고, 15일 한 스포츠신문이 뒤늦게 이를 보도, 명예훼손 논란으로 번졌다.
박미선은 15일 전화통화에서 "(기사의 내용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날 아나운서실에 전화를 걸어 거세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주 라디오본부장은 "개편 논의 과정에서 박씨가 남편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적은 있었지만 순수하게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며 "이씨는 능력 있는 개그맨이고 특히 일본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아나운서실 관계자도 "성명은 개편 과정에서 회사에 진행자 기용을 투명하게 하라고 촉구한 것인데 이미 개편이 끝난 마당에 뒤늦게 문제가 불거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 부부에 대해 지적한 문제가 사실인지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노조 관계자는 "이번 파동은 라디오 개편이 졸속 진행된 데서 비롯했다"며 "제작인력 충원과 안에서 스타를 키우려는 노력 등을 외면한 채 외부 스타 MC라면 문제가 있는 사람까지도 영입해 청취율을 높이고 보려는 회사의 태도가 기본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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