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과 민주당이 15일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을 놓고 거친 막말 공방을 벌였다.신당의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은 이날 운영위원회에서 야3당의 공조 움직임과 관련, "차라리 구정치가 합당해 한 당을 만들라"고 3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또 "야3당은 정치개혁 반대, 망국적인 지역감정 이용,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득권 고수 등 3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3당의 공조는 구정치연합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럽다"고 비꼬았다. 3당 공조를 반개혁·수구세력의 '신3당 야합'으로 규정, 통합신당과의 차별화를 도모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국민투표 수용 여부에 대해 말을 바꾼 사례를 적시한 뒤 "원내1당과 2당의 지도자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구태정치의 행태를 보이는데, 국민이 음모와 야합을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특히 박 대표를 겨냥, "한나라당의 100억원 대선자금은 입을 다물면서 최도술씨 문제만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한심한 작태"라며 "한때 당을 같이 한 사람으로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혀를 찼다.
이에 민주당은 "신당은 청와대의 방울소리만 듣는 맹마청령(盲馬聽鈴·눈먼 말이 방울소리만 듣고 길을 가는 것)이냐"고 맞받았다.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 직후 재신임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던 신당이 하룻밤새 재신임 국민투표를 주장하고 나섰다"며 "신당은 자율권도 없고, 자결권도 없는 '무뇌(無腦)정당'이냐"고 독설을 퍼부었다. 특히 김원기 위원장에 대해선 "엊그제까지 몸담았던 친정을 반개혁으로 매도하는 것도 부족해서 민주당을 군사독재정권의 시녀정당 출신인 한나라당과 합당하라고 한 것은 악담"이라며 "5공정권의 2중대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나온 망언"이라고 공격했다.
민영삼 부대변인도 전날 야당 지도부를 비난한 개혁당 유시민 의원 등을 겨냥, "자숙해야 할 사람들이 장 섰다고 나서는 광대마냥 또 날뛰는 것이냐"며 "노 대통령의 친위대는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혹세무민하고 국민을 우롱하는 선동정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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