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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부활?/월드시리즈행 눈앞에 둔 컵스 팬 수비방해로 통한의 역전패 "염소의 저주 시작됐나" 입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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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부활?/월드시리즈행 눈앞에 둔 컵스 팬 수비방해로 통한의 역전패 "염소의 저주 시작됐나" 입방아

입력
200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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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카운트 5개만 잡으면 58년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시카고 컵스가 관중의 수비방해때문에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15일(한국시각)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 8회초 시카고 컵스의 수비. 1사 2루의 실점위기였지만 3―0으로 앞서고 선발 마크 프라이어가 호투하고 있어 리글리 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은 눈앞에 다가온 월드시리즈 진출을 자축하기 위해 모두 일어섰다. 플로리다 말린스의 2번타자 루이스 카스티요의 타석. 2―3 풀카운트에서 카스티요의 타구가 리글리 필드 좌측 담장 언저리에 높이 솟구쳤다. 시카고의 좌익수 모이세스 알루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파울플라이. 그러나 이때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알루가 잡으려고 점프하는 순간 시카고의 한 팬이 한발 앞서 볼을 낚아채려다 관중석으로 떨어뜨린 것. 알루는 괴성을 지르며 분통을 터뜨렸고 허탈감에 빠진 프라이어는 와일드 피칭으로 카스티요를 볼넷으로 진루시켰다. 2사 2루상황이 1사 1,3루로 바뀌면서 시카고의 완승으로 굳던 분위기가 돌변했다. 이반 로드리게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1점을 내준 시카고는 유격수 알렉스 곤잘레스의 에러까지 겹쳐 동점위기를 맞았다. 시카고는 이후 집중3안타를 얻어맞고 고의사구 2개, 희생타 1개를 내줘 대거 7실점하며 3―8로 역전패했다.

다잡았던 승리를 놓친 시카고는 시리즈전적 3승3패를 기록, 최종7차전을 남겨놓고 있지만 다시 한번 '염소의 저주'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염소의 저주'는 1945년 시카고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월드시리즈 4차전때 샘 지아니스란 팬이 애완용 염소를 데리고 야구장을 찾은 데서 비롯됐다. 당시 지아니스는 염소 때문에 야구장 입장을 거부 당하자 "리글리 필드에서 다시는 월드 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는 저주를 퍼부었다. 이 사건이후 시카고는 내리 3연패, 3승 4패로 디트로이트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고 월드시리즈 무대를 한번도 밟지 못했다.

더스티 베이커 시카고 감독은 경기 후 "오늘경기는 팬의 수비방해와 유격수 에러로 빚어진 역전패이지 염소의 저주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저주설을 떠올리는 사람들의 입방아를 서둘러 차단했지만 찜찜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카고는 16일 열리는 7차전에 케리 우드를, 플로리다는 마크 레드먼을 선발로 예고했다.

한편 뉴욕 양키스는 보스턴의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데이비드 웰스와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의 환상계투를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이로써 3승2패를 기록한 양키스는 1승만 추가하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양키스와 보스턴은 16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각각 앤디 페티트와 존 베켓을 선발로 내세워 6차전을 갖는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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