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 오락프로그램인 '!느낌표'(토요일 밤 9시45분·PD 김영희)가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올랐다.문제의 발단은 11일 방영된 '!느낌표'의 '하자 하자' 코너(사진). 청소년 인권신장 차원에서 마련한 이 코너는 다섯 번째 주제로 '존댓말로 수업하자'를 정하고, 교사와 학생이 서로 존중하는 풍토를 마련하려면 교사가 존댓말로 수업해야 한다는 내용을 방송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 사이에 일어나는 교내 폭력과 체벌 장면 등을 내보내며 '교실 붕괴'를 거론해 마치 존댓말 수업을 하지 않아 이런 사태가 발생한 듯한 인상을 줘 물의를 빚고 있다.
방송이 나간 후 프로그램 홈페이지 게시판은 네티즌들의 반론으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고교 2년생(ID:Hyxxxxxxx)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단편적인 영상으로 교실붕괴를 운운한 주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흑백논리에 물든 언론이 극단적으로 상황을 몰아붙인 게 아니냐"며 "거창한 주제에 비해 실천 내용이 너무 빈약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ID:ipxxxx)도 "학교생활의 문제점이 반말에서 나온 것처럼 편집했다"며 "10대들이 무조건 동의할 주제를 무리하게 찾다가 핀트가 빗나갔다"고 비판했다. 의견 중에는 "그렇게 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존댓말을 쓰자면서 코너 이름은 왜 반말이냐"(ID:CSxxxxx)는 비아냥도 있다.
특히 교사들의 반발이 거셌다. 현직 교사(ID:SRxxxx)는 "청소년 인권침해의 주범은 폐쇄적 교육환경"이라며 "차라리 일제시대 군국주의 교육의 잔재인 학교 운동장에 놓인 단상을 없애자는 운동을 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교사(ID:SMxxxxxxx)도 "수업상황에 따라 존댓말, 반말을 섞어서 사용한다"며 "존댓말을 사용한다고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은 아니다. 존댓말 사용이 청소년 인권 회복의 근본적인 해결책처럼 비쳐 아이들이 형식이 전부일 것이라고 생각할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반발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코너를 담당하는 노창곡 PD는 "존댓말로 수업하자는 주제는 청소년들에게 서로 신뢰하는 마음을 심어주려는 근본적인 의도의 돌려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6월부터 1,000명 정도의 학생과 교사들을 만나서 사전 조사한 결과 교사가 존댓말을 쓰며 수업을 한 학급이 성적도 좋고 교내 폭력은 물론 왕따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러 시청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해 방송을 지켜보도록 하기 위해 첫 회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주제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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