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2 : 프렐류드'에 대해 애초의 판정을 뒤집고 '18세 이용가' 이용 등급을 부여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국내 온라인게임은 게임의 내용이 변화할 정도로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때 마다 재심의를 받아야 한다. 리니지2는 비공개 시범서비스 중이던 1월 심의를 신청, 15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으나 1일 유료화와 함께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하고 재심의를 신청하면서 등급 판정이 바뀐 것이다.
영등위 온라인게임 심사 소위원회 의장이자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본부 사무국장인 조명현(50)씨는 등급 판정 번복의 이유로 '다크 엘프'와 '엘프' 등 일부 캐릭터의 선정적 그래픽과 '아이템 드롭' 시스템을 들었다. 아이템 드롭이란 플레이어 킬링(PK) 시 죽은 캐릭터의 아이템이 떨어져 그를 죽인 사람이 이를 가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아이템 드롭이 무제한으로 허용될 경우 게이머들이 단순히 아이템 획득을 위해 PK를 일삼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리니지2의 아이템 드롭 시스템은 PK를 한 캐릭터에 대한 '처벌' 개념으로 도입한 것으로, 아무 캐릭터나 죽인다고 해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는 무엇보다 아이템 드롭 시스템과 다크 엘프 캐릭터의 그래픽은 1차 심사 때에 이미 있던 것이어서 재심의의 대상이 아니었다는 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등급 분류를 받아 서비스 중인 다른 온라인게임들도 대규모 업데이트를 한 뒤에 등급 심사를 신청하면 바뀐 부분이 아닌 게임 전체에 대해 다시 심사를 받고 판정이 번복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게임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자 6월 영등위 위원들이 대거 교체됐다"며 이로 인해 심의 기준이 일관성 없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 아니냐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조명현 의장은 "우리는 'PK 불가능'은 12세, 'PK 가능하되 아이템 드롭 불가능'은 15세, 'PK 가능하되 아이템 드롭 허용'은 18세라는 일관된 기준 아래 심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장은 또 "선정적 캐릭터의 경우, 서비스 초반에는 그렇지 않았으나 갈수록 여성 캐릭터의 치마 속을 들여다보는 등 게이머들의 문제 행동이 나타나고 있어 문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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