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의 부문별 수상자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지만 나머지 부문에서는 수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 대국임을 알리는 기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노벨 과학상은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노벨 과학상은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일컫는다. 이웃 일본은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을 동시에 수상함으로써 3년 연속 노벨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일본이 불황에 허덕인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우리나라가 노벨 과학상을 받을 가능성은 아직은 멀다. 노벨 과학상 후보 선정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국제 과학논문색인(SCI) 인용지수를 1,000회 넘긴 국내 과학자는 30여명에 불과하다. 역대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의 SCI 평균 인용지수는 5,508회, 노벨 화학상은 4,871회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도 나빠지고 있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화돼 이제는 과학기술인력 수급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학생들은 과학을 전공하기 보다는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쏟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하면서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구 인력을 퇴출시키고 있다. 반도체, 휴대전화, PDP-TV, 에어컨 등 세계 1위의 기술력도 다른 나라들에 의해 추월 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미래는 기회의 시대이기는 하지만 누구도 그 기회를 남을 위해서 잡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미래는 우리에게 희망의 시대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때문에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21세기 세계 국가로서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고통을 감수하면서 과학 기술 양성을 미래 국가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끊임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국내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존경 받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스타 과학자'를 키우고, 과학자 연금 제도를 도입하고, 과학자를 위한 명예의 전당도 만들자. 기업이나 대학들이 우수 과학자들에게 과감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책을 마련하고 노벨 과학상 수상 가능 분야에 대해 정부가 집중 투자하기 바란다. 과학 기술에 대한 투자 없이는 국가 미래가 없다.
이 윤 배 조선대 교수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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