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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창 장애넘어 날렸다/전국체전 창던지기 부산대표 허희선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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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창 장애넘어 날렸다/전국체전 창던지기 부산대표 허희선 씨

입력
2003.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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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던진 것은 600g의 창이 아니라 꿈과 희망이었다.오른손이 없는 장애를 이겨낸 육상 창던지기 부산대표 허희선(22·부산경성대 4년)이 13일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84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창던지기에서 대회 출전 사상 최고 성적인 은메달을 획득,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예선에서 75m18을 던져 박재명(75m07)보다 좋은 기록으로 결선에 진출한 허희선은 4차 시기에서 75m57을 던지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듯 했지만 결국 박재명에게 뒤져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허희선은 "내가 이기나 창이 이기나 하는 마음으로 창을 던졌다"면서 "생각만큼 기록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일단 최선을 다했기에 결과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남 의령 출신으로 3살 때 작두에 오른손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그는 경남 칠곡초등학교 5학년 때 중거리(800m)달리기에 입문해 중학교(진주남중) 때까지 계속하다가 오른손이 없어 몸의 밸런스 유지에 어려움을 절감, 진주남고에 진학하면서 창던지기로 종목을 전환했다. 물론 왼손이었다.

고교 3학년 때 전국체전에 처녀 출전한 그는 고등부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희망을 키워왔다. 그러나 대학진학을 앞두고 상처를 입었다. 손목 장애로 진주경상대 사범대에 입학하지 못한 것. 지도자의 꿈이 무너지려는 순간 허희선은 경성대에 진학하며 희망의 불꽃을 다시 지폈다. 이후 대학시절 국내대회에서 매번 상위권을 유지했고, 지난 9월 부산국제육상대회에서는 박재명(80m20·3위)에 이어 자신의 최고기록(77m33)으로 4위에 올랐다.

대부분 투창 선수들의 체중이 100㎏을 육박하지만 허희선의 체격은 180㎝ 75㎏으로 왜소한 편이다. 허희선이 훈련할 때 가장 애를 먹는 것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높이를 맞추려고 오른손에는 수건을 두툼하게 깐 뒤 바벨을 들어올려야 했기 때문이다. 훈련이 고될 때는 손목을 좀더 절단하는 것까지 생각했을 정도. 비교적 쉽게 메달을 딸 수 있는 장애인 대회에 출전하려면 손목이 완전히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생각을 접었다. 몇몇 실업 팀으로부터 입단제의를 받고 있어 취업의 희망에 부풀어 있다.

허희선은 "내 꿈인 한국기록을 깰 때까지 선수생활을 할 것"이라며 "경기장만 들어서면 다른 생각 없이 창만 던질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전주=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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