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으로부터 100억원의 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 요청을 받은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당의 보호를 요구하며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한다. 정치비리 혐의의 당사자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자, 소속 정당을 가진 한 의원의 정치적 도의적 처신 상으로도 이해를 얻기 어렵다. 단적으로 말해 자신에 대한 혐의가 부당하고 억울하다면 그럴수록 검찰에 나가 당당한 해명을 하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다.최 의원이 당에 대해 쏟아낸 말들은 가관이다. 그는 "당에서 대처해 주지 않으면 저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나도 당 재정에 대해 좀 아는 게 있는 데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도 했다고 한다. 무언가 폭로할 거리를 시사한 협박이 아닐 수 없다. 최 의원이 말하는 당의 대처라는 것은 뻔하다. 자신에 대한 수사를 야당탄압으로 간주해 검찰에 맞서 달라는 뜻일 게다. 얼토당토 않은 요구다. 오히려 폭로할 게 있으면 밝혀야 할 판 아닌가.
야당이 할 일은 검찰 수사를 감시하고 독려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선 자금과 관련해 당이 할 일이 있다면 그 내역을 낱낱이 밝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는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다. 하물며 당이 나서 최 의원을 두둔하고 보호할 이유가 없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최 의원으로서는 자신의 말대로 받은 돈 일부를 착복했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 치욕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검찰수사를 피하고서는 설사 결백한 부분이 있다 해도 믿음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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