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13일 최도술(崔導術·56)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SK로부터 받은 양도성예금증서(CD) 11억원 중 상당액을 대선 당시 채무를 변제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검찰은 최씨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의 결혼식이 열린 지난해 12월25일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을 만나 CD를 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최씨는 시중은행 간부 출신 기업인 이모(63)씨의 부탁으로 손 회장으로부터 CD를 받아 전액을 이씨에게 줬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최씨가 H창투 계좌에 CD를 입금해 돈세탁 과정을 거친 다음 이씨와 분배했으며, 최씨는 이 돈을 대선 당시 채무 변제용으로, 이씨는 부인이 재직중인 모대학 발전기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최씨가 대선 직후 부산소재 S기업 등에서 추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중이다. 그러나 검찰은 최씨가 SK 이외의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아직 확보된 증거가 없다"며 "금품을 수수한 추가 단서가 포착되면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14일 출두하는 최씨를 조사, CD가 청탁성 자금으로 결론날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나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문효남(文孝男) 수사기획관은 통합신당 이상수 의원이 SK에서 25억원을 받아 영수증 처리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수사팀은 정치인들의 해명을 믿지 않으며, 검찰은 적법한 사항은 수사하지 않는다"고 말해 이 의원의 불법 행위 및 비리를 확인했음을 시사했다.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이날 이 사건 수사에 대해 "검찰은 처음부터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 원칙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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