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컴 이진현 과장(33세·사진왼쪽)은 7년 경력의 국제회의 기획자다.이 과장은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국제회의 기획자로 일하던 선배의 모습이 멋져보여 과감하게 진로를 변경했다.
이 과장은 "국제회의 기획자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국제회의 관련 아르바이트 등에 적극 참여해 다양한 현장경험을 해보라"고 조언한다. 또 영어는 기본이며, 일본어, 중국어 등 2개 이상의 외국어 회화가 가능해야 한다. 이밖에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위기관리 능력과 여러 사람을 통솔할 수 있는 리더십도 필요하다.
참석자가 1,000명 이상 되는 대형 행사의 경우 보통 2∼3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할 정도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 이 과장은 "행사 성격에 맞는 연사나 발표자를 섭외하고,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이 국제회의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라며 "회의 개최자가 국제회의 개최의도를 제시하면 이를 구체화하는 것은 회의 기획자의 몫"이라고 말한다. 이 과장은 현재 내년 5월 제주도에서 열릴 아시아개발은행(ADB) 제37차 연차총회 준비로 정신이 없다. 참가자는 3,000여명이 예상되는데, 비슷한 규모였던 2001년 아셈회의 때 약 60억원의 행사비가 들었다.
지난해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렸으며, 올해는 부산아시안게임에 이어 연말까지 세계지방자치단체연합회(IULA)총회 등 대형 국제회의와 행사가 잇따라 개최된다. 게다가 서울 코엑스와 부산 벡스코에 이어 제주 국제컨벤션센터가 개관되는 등 기반시설이 속속 갖춰지면서 국제회의 기획자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의 국제회의 개최 횟수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국가 중 4위를 차지하는 등 성장속도도 빠른 편이다.
현재 국제회의 기획자로 활동 중인 사람은 300여명. 대졸 초임연봉은 1,800만∼2,200만원으로 일반기업 대졸 신입사원 수준. 하지만 3년 차 이상 국제회의 5회 이상의 노하우를 쌓은 경력자의 연봉은 크게 오르기도 한다.
경희대와 경기대에 학부과정, 한림대 대학원에 관련 학과가 개설돼 있으며, 작년 4월부터 컨벤션 기획사라는 국가공인 자격증 제도가 도입됐다.
인크루트 최승은 팀장은 "국제회의는 회의 개최를 통한 직접 수입 외에도 국가 이미지 제고 등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며 "국제회의 기획자는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민간외교관"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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