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맘 먹고 가구를 샀는데 구경 온 옆집 아줌마가 "이건 한 물 간 트랜드잖아 "라고 한다면 마음이 얼마나 상할까. 아무리 패션이나 인테리어에는 문외한이라고 하더라도 기왕이면 최근 트랜드와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예상 못한 낭패를 줄일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사실 몇 가지만 기억하면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후회는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 가구 및 인테리어 선택에서도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선 올 가을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가구 트랜드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현명하다.자연주의-현대적 디자인과 동양적 스타일의 공존
2003년 가을 인테리어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주의(내추럴리즘)의 강세.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도시인들의 정서와 맞물려 가구 인테리어에서도 자연주의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고 재택 근무자가 늘어날수록 집안을 자연과 친숙한 휴식의 공간으로 꾸미려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기존의 단순하고 직선전인 모던 및 젠(Zen) 스타일도 자연주의와 결합되어 새로운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인테리어 업체들의 진단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모던 클래식, 모던 내추럴, 네오 오리엔탈 스타일 등이 모두 이 계통에 포함된다.
먼저 모던 클래식은 현대적 이미지에 클래식의 중후함을 더한 스타일. 적절한 무게감과 모던에서 시작된 부담없는 장식, 천연 원목의 자연스러운 질감이 현대 주거공간에 적합한 스타일로 각광받고 있다.
두번째로 모던 내추럴 스타일은 모던한 형태에 온화한 색감으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것. 베이지, 브라운, 노란색, 녹색 등이 주로 사용된다. 참나무나 은행나무, 체리나무 등이 소재로 사용되며 자연스러운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무늬결을 살리거나 거친 면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도 많다.
마지막으로 네오오리엔탈 스타일은 동양의 전통적인 공간미에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간결한 선 그리고 장식의 절제를 통한 여백의 미가 특징이다.
소재의 다양화-스틸, 유리, 플라스틱
최근 인테리어 업계에선 가구는 나무로 구성돼야 한다는 관념에서 벗어난 다양한 소재가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알루미늄이나 구리 등의 스틸과 유리, 가죽, 플라스틱 소재들이 상판이나 다리, 손잡이, 액세서리, 서랍의 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소재는 단독으로 사용되기 하지만 나무와 결합해 활용되기도 한다. 스틸과 나무가 결합된 손잡이, 나무와 유리가 결합된 문짝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기능성의 강조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대 분위기에 따라 가구에 있어서도 기능성을 강조한 트랜드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납 효율성을 높인 내부 구성, 손잡이가 없는 원터치 도어, 이동이 편리한 바퀴, 접히는 침대와 책상 등 공간을 절약하고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복합적 기능들이 개발되고 있다. 옷장의 높이가 더 높아지고 너비도 깊어져 다양한 수납이 가능토록 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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