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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인물… 이슬람 배려?/"정치적 고려 가능성"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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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인물… 이슬람 배려?/"정치적 고려 가능성" 분석

입력
2003.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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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에바디 변호사는 언론 등 말 많은 관측통들의 이목은 끌지 못했던 인물이다.당초 일부 언론에서는 165명의 후보 중 위독설이 나도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나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을 유력하다고 점쳤다.

지명도를 말하자면 역대 수상자 중 미하일 고르바초프(1990년), 아웅산 수지(91년), 넬슨 만델라(93년), 야세르 아라파트(94년), 김대중(2000년) 등 정치적 인물들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외신들은 에바디가 국제적으로는 물론 이란에서조차 극소수의 지식층에게만 알려져 있는 인물로, 수상 발표 직후 국내에서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주류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에바디는 이미 2001년에 권위 있는 노르웨이의 라프토 인권상을 수상, 뛰어난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으며 지명도를 정치인들과 단순 비교하기도 힘들다. 에바디는 오히려 테레사 수녀(79년)나 '국경 없는 의사회'(99년), 안드레이 사하로프(75년)처럼 보편적 인권·평화를 추구한 경우에 더 가깝다.

특히 헨리 키신저(73년) 같은 정치인이 수상할 경우 따라 다니는 정치성 시비가 없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자 선정을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선정에 이슬람권에 대한 배려가 일부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11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 와중에서 세계의 화두는 이슬람과 서구의 화해 및 평화에 모아졌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이슬람 지도자를 염두에 두고 수상자를 찾고 있으나 마땅한 사람이 없는 것이 고민"이라는 소문이 노벨 위원회 주변에 나돌기도 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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