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11, 12일 오후 3시 경희궁 태녕전 앞뜰에 가면 이제껏 듣던 판소리 '춘향가'와는 약간 다른 전통창극 '춘향'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안숙선 명창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한국창극연구회의 창단 공연이다."아마 민간 창극단체가 생긴 건 처음일 거예요." 안숙선 명창은 "판소리는 그 자체로도 외국에서 호응이 대단하다"며 "거기에 연기를 곁들인 창극은 오페라 못지않은 감흥을 준다"고 자신했다.
이번 창단 공연은 장자백의 판본을 최초로 무대화한 것이어서 국악계의 관심도 높다. 장자백은 조선 고종 때까지 활동한 후기 8명창의 한 사람으로 1920∼30년대에 기록한 것으로 보이는 장자백본 춘향가를 남겼다. 고졸한 맛이 있지만 요즘 단원들에게는 말이 어렵다. 원래 길이는 6∼7시간 정도지만 이번 공연은 연극적 요소를 덧붙이되 시간은 줄였다. 안 명창은 "소낭청이란 인물에 주목해 보라"고 권했다. 변학도의 수행비서격인 '소낭청'은 장자백 판본에만 등장하는 인물로 '기생점고' 장면에서 변학도에게 아부를 하면서도 세태를 꼬집는 재담꾼이다.
/글·사진=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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