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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건강을 먹자-청국장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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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건강을 먹자-청국장 계절

입력
200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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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기억 한 토막. 뜨뜻한 아랫목 이불 속에 뭔가가 푹 묻혀 있었는데 그 즈음 온 집안은 요상한 냄새로 들끓었다. 어머니가 뚝배기에 담아 끓여낼라 치면 '무슨 냄새야?'하고 코를 막으며 투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한 숟가락 떠먹을 때 입안에 감돌던 그 고소한 맛이란!청국장의 계절이 돌아 왔다. 집집마다 온돌을 사용하던 시절, 삶은 콩을 아랫목에 두고 띄워낸 청국장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즈음 특히 입맛을 돋운다.

지금은 난방용으로 대부분 보일러를 때고 아파트 생활자가 많아 집에서 청국장을 담궈 먹는 경우가 적지만 그래도 청국장에 대한 관심은 높아만 간다. 청국장의 의학적 효능이 입증되면서 건강식으로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서다. 심지어 냄새가 싫어 기피하던 젊은 층이나 여성들도 다이어트와 변비 해소에 좋다고 하자 앞다퉈 찾는다. 지금 당장 뚝배기에서 끓고 있는 청국장 냄새를 좇아 가 보자.

청국장 담그기

'청국장 만드는데 3∼4일, 된장은 1년'

청국장 박사로 통하는 김한복 호서대 교수는 "청국장은 콩을 활용,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큰 힘 들이지 않고 짧은 기간에 만들 수 있으면서도 건강에는 큰 도움이 되는 최고의 음식이라는 것.

서울 도심 한복판, 강남 뱅뱅 4거리에 자리한 시골집. 이 건물 옥상의 조그만 방에는 청국장 익는 냄새가 늘 가득하다. 온도를 맞추기 위해 겹겹이 덮어 놓은 이불을 펼치면 드러나는 것은 대 소쿠리 3개. 삶은 콩이 가득 담겨 있고 발효를 시키기 위한 볏집이 가운데 꽂혀 있다.

매일 청국장을 담그는 주인 김성숙씨의 일과 중 하나는 온도 체크. 수시로 올라와 온도계를 꽂고 섭씨 40도를 유지하도록 신경 쓴다. 온도가 일정한 상태에서 발효돼야 맛이 살아나기 때문.

LGIBM의 조중권 홍보부장은 지금도 아파트에서 청국장을 직접 담가 먹는다. 개인보일러를 사용할 때는 보일러로 온도를 조절했는데 요즘은 전기 담요나 스티로폼을 대신 사용한다. 냄새가 나면 이웃에서 항의 받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그는 "냄새 때문에 항의 받기 보다는 오히려 청국장 담근 것을 알게 된 이웃들에게 청국장을 많이 뺏겼다(?)"고 말한다. 청국장에 대한 정보는 김한복 교수가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 청국장 동호회'(www.chungkookjang.com)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청국장의 이미지처럼 포장은 허수룩하지만 알찬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다.

청국장, 어떻게 먹나?

"끈적끈적한 진이 나오는 생청국장 그대로 먹으세요" 김 교수는 가능한 한 미생물과 효모가 그대로 살아 있는 생청국장을 먹는 것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식사로 청국장을 즐긴다면 끓여 먹는 유혹을 피하기는 어렵다. 김 교수는 두가지 요령을 제시한다. 첫째 소금을 절대 많이 넣지 말아야 한다. 청국장은 소금을 쓰지 않고서 만들 수 있는 음식인데 굳이 소금을 많이 넣어 간을 맞춘다면 청국장이 가진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것.

특히 청국장은 오래 끓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 끓일 때 절반은 두부 파 등 재료와 함께 넣어 끓이고 적당히 식었을 때 나머지 절반을 풀어 먹는 것도 요령이다. 김 교수는 "끓이지 않은 절반의 청국장에서는 미생물과 효소가 살아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글 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

청국장의 어원

청나라에서 유래되었다는 의미에서 '청국장(淸國醬)', 청나라의 누룩(麴)과 같다고 해서 '청국장(淸麴醬)'이라고도 한다. 전시에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이라 하여 '전국장(戰國醬)'이라고 불렸다는 얘기도 있다.

풍류사랑 (02)730-6431 서울 인사동 골목

정락훈 우리콩운동본부장이 강원 양구군 펀치볼에서 재배한 국산 콩으로 장을 담근다. 표고버섯과 고추 파 등이 들어가고 진하고 구수하다. 다시마 육수 끓인 물을 육수로 사용한다. 같이 나오는 야채를 시골에서 할머니가 담궈 오래 묵어 땟깔이 검붉은 진고추장에 비며 먹으면 꿀맛. 5,000원

진주청국장 (02)785-6918 여의도 국회의사당 건너편

청국장을 멋있고 세련되게 먹을 수 있는 곳. 청국장의 고급화를 이뤘다. 냄새가 진하지 않으면서도 구수하다. 찌개 국물 낼 때 밴댕이로 육수를 쓰고 호박과 풋고추 바지락 등을 넣었다. 청국장 한가지 메뉴로 보쌈과 오색나물이 함께 나온다. 예약 손님이 특히 많다. 푸짐한 반찬과 함께 나오는 청국장 정식 1만원, 1만8,000원 2종류, 간단한 식사는 6,000원.

향나무세그루 (02)720-9524 삼청동 총리공관 건너편

시골에서 띄운 청국장을 가져다 쓴다. 낙원동에서 시작, 15년간 식사 메뉴는 청국장 단 한가지만 고집한다. 사골 국물을 육수로 사용하고 무 두부 느타리버섯과 신김치가 들어가 먹으면 든든하다. 우동그릇에 밥을 주면 비비거나 버무려 먹는다. 저녁때는 생돼지목살을 숯불에 구워먹는 맛이 그만이다. 4,000원.

시골집 (02)563-1954 뱅뱅4거리서 도곡동 방향 300m

순수 우리콩만을 사용, 직접 띄운 청국장 맛을 선보인다. 전라도식으로 젓갈이 많이 들어간 신 김치와 약간의 돼지고기를 같이 넣고 끓여 구수하면서도 시원하다. 느타리버섯이 들어 가고 젓갈과 도토리묵 등 7∼8가지 반찬도 건강식이다. 5,000원.

청국장-이래서 건강식

'청국장 다이어트&건강법'(Human&Books 刊)을 펴낸 청국장 박사 김한복 호서대 교수(46·생물정보학과)는 "청국장은 단순한 식품 차원을 넘어 어느 약보다 우수한 효능을 지닌 건강식품"이라고 소개한다.

전국민 청국장 먹기운동을 벌이고 있는 김교수에 따르면 청국장의 효능은 거의 만병통치약에 가깝다. 보통 청국장 30g에는 수백억 마리의 미생물, 항산화물질, 항암물질, 면역증강물 등 생리활성물질이 들어 있다.

청국장의 섬유질 함유량은 놀랍게도 채소나 과일 보다 5배 높다. 때문에 변비 해소에 탁월한데다 정장효과가 뛰어나 설사도 방지해 준다. 그 다음 피부 개선은 당연지사.

김교수는 "비타민과 미네랄도 풍부, 신진대사를 촉진해 비만을 막아 줄 뿐더러 혈전 용해 효과가 뛰어나 뇌졸중(중풍)을 예방해 준다"고 강조한다. 특히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당뇨병을 다스리며 혈압 또한 강하시켜 고혈압 환자에게는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간기능 또한 개선해 주는 효과가 있고 골다공증과 빈혈도 막아 준다. 김교수 자신도 직접 만든 청국장 식이요법으로 무려 17㎏을 감량하며 청국장의 효능을 몸소 입증했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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