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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학가 동거문화 "책임"도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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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학가 동거문화 "책임"도 따라야

입력
200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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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시즌이다.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는 신랑 신부를 보면 나도 모르게 감동에 젖는다. 그런데 이 같은 결혼식을 거치지 않고 살아가는 남녀가 바로 동거족이다. TV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가 보여주듯 동거족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혼전 동거가 확산되면서 이를 일탈과 방종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높아지고 있다.나는 동거를 사회의 '반영물'로 본다. 동거는 결혼이 갖는 커다란 사회적 부담에 대한 반작용이다. 결혼을 하면 남녀는 서로에게 거의 무제한적인 사랑과 헌신을 제공해야 한다. 자유와 개성을 중시하는 우리 세대에게는 부담이다. 그러다 보니 결혼을 하지 않으면서 서로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동거가 확산된 것이다.

실제로 주위를 둘러보자. 정식 결혼식을 올리고 나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부부가 과연 몇이나 있는가를…. 동거는 무작정 결혼해서 후회하기 보다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동거족이 자신의 행동에 따라 책임을 지는 성인이라는 점도 동거족에 대한 비난을 어렵게 만든다.

동거가 현실로 자리잡은 마당에 마냥 동거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은 비생산적이다. 어떻게 해야 행복한 결혼으로 가는 바람직한 동거가 될 수 있는지, 파생되는 문제점과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나 역시 주위를 둘러보면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동거족들에게도 솔직하고 순수한 사랑이 있었으면 한다. 경제적 편의 등 실리적 목적에서 시작한 동거라지만 우리 사회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표현해 줬으면 한다. 그것이 육체적 쾌락에 불과하다면 솔직히 방종에 가깝다.

동거를 생각하기 전에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지, 어느 정도의 진솔함으로 다가설 수 있는지를 자문할 필요가 있다. 동거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뚜렷한 기준과 가치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그것이 대학가 동거를 문화라고 말할 수 있는 기본조건이자, 스스로의 판단과 행동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진실하지 못하다면 세상은 우리 세대를 손가락질할 것이다. 동거 문화를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장이 좀더 많아졌으면 한다. 그러한 장을 바라보는 관객들이 호기심의 색안경을 벗어 던지고 진지한 시각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이 덕 규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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