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가장 화제를 모았던 패션업체 광고는 단연 전지현을 내세운 '지오다노' 였습니다. 막 운동을 끝낸 듯 전신에 땀이 밴 전지현이 배꼽티를 살짝 들어올리고 있는데 그 유명한 복근이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드러났죠. 아랫배에서 국부까지 완만한 S자 곡선을 만들어내는 근육을 따라 시선이 내려가 아주 섹시한 느낌을 주지요.지오다노의 대형 옥외광고판 아래를 지나가면서 한 친구는 "이 앞에서 남자친구를 만날 간 큰 여자는 거의 없을 걸"이라며 부러움 섞인 한숨을 내쉬더군요.
그렇습니다. 광고나 커머셜 광고에 나오는 그녀들은 왜 그렇게 날씬하고 섹시하고 멋진지 정말 같은 여자 입장에서도 감탄과 부러움이 절로 생기지요.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 감탄과 부러움을 받아야할 주인공은 정작 그네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컴퓨터 기술이지요.
패션업계에서 모델의 이미지를 조작하는 것은 꽤 오래된 관행입니다. 패션화보는 모델의 신체적 프로포션이 아주 중요합니다. 멋진 몸매를 가져야 소위 '옷발'이 사니까요. 그런데 내셔널브랜드의 모델로 자주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신체조건이 전문 패션모델 만큼 뛰어난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그래서 시작된 것이 일단 사진을 찍은 뒤 사진파일을 컴퓨터에서 조작하는 겁니다. 소위 깎고 늘이는 과정이지요.
라디오가든에 등장하는 탤런트 S는 광고제작사가 매번 다리를 있는대로 늘리느라 무척 신경을 쓴다는군요. 트롬 광고에 나오는 탤런트 K는 사진작가 말이 아랫배를 깎느라 생고생을 했다네요. 전지현의 비복근도 워낙 바탕이 뒷받침되지만 덧칠을 통해 강조됐구요. U모씨의 경우는 아예 촬영전에 사진작가에게 "팍팍 깎아줘요"라며 애교스럽게 부탁을 한답니다. 이런 후작업은 사실상 패션전문지의 화보에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구요.
그러고 보면 각종 패션화보나 광고 비주얼을 보면서 그네들의 아름다움과 멋진 모습에 찬탄하며 저녁 밥상앞에서 고민했던 분들 억울하시죠∼ . 이런 얘기를 했더니 기사 앞에 소개했던 제 친구, 갑자기 화색이 돌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어머, 수억원씩 받고 광고모델 하면서 그 사람들 자기관리에 너무 소홀한 거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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