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면에 매일 연재되는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운영하고 있는 고도원(51·사진)씨가 9일 '아침편지 문화재단'(가칭) 설립 구상을 밝혔다.고씨는 이날 "아침편지 가족이 100만명이 된 이제 아침편지의 장래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여겨 '아침편지 문화재단' 설립을 조심스럽게 제안한다"는 별도의 이메일을 아침편지 가족들에게 발송했다. "아침편지가 명실공히 가족 전체의 공공의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가지면서, 우리 시대와 후대에 의미 있는 문화사업을 펼쳐갈 수 있는 작은 씨앗을 뿌리고자 한다"는 것이 문화재단 설립 구상의 배경이다.
그는 '아침편지 문화재단'이 할 수 있는 구체적 사업으로 기존의 '책 읽고 밑줄긋기 대회' 및 '아침편지 여행가족' 프로그램의 확대, 장학사업의 신설 등을 꼽았다. 특히 고씨는 명상 센터 건립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가칭 '깊은산속옹달샘'이라는 명상 센터를 세워 심신을 단련한다면 아침편지의 정신이 구현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얼마 전 방한한 베트남 출신 틱낫한 스님이 프랑스에 세운 플럼빌리지가 하나의 모델이다.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고씨가 예상하는 문화재단 설립 기본 자본금은 5억원. 그는 자본금 마련을 위해 자신의 집 한 채를 팔 생각이다. "지금 살고 있는 집 말고 기자 시절 주택조합으로 마련한 구기동 빌라를 팔 경우 3∼4억원은 재단 설립에 기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는 "가족회의에서 아내와 두 자식들이 재산 기부에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며 "가족의 결심, 그리고 옛 직장 '뿌리 깊은 나무'의 고(故) 한창기 사장의 '자기가 꿈꿔온 의미 있는 일을 위해서라면 돈을 낙엽처럼 태울 줄 알아야 한다'는, 늘 가슴에 새기고 있던 말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자금에 대해 그는 "아침편지 100만 가족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100만 가족의 1%인 1만명만 재단 창립회원이자 설립자가 되어달라"고 주문했다. 고씨는 개인은 구좌 당 1만원으로 10구좌 이상, 법인은 100만 원 이상 등으로 기부를 받겠다는 기본 구상을 밝히고 "구체적 기부 내용과 방법은 아침편지 가족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메일이 발송된 직후부터 인터넷 고도원의 아침편지 사이트 등에는 문화재단 설립을 환영하는 답신이 쏟아졌다. 고씨는 "아침편지 가족 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사랑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오늘 격려의 답신을 보고 다시 한번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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