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만 띄워라."요즘 등장하는 그룹 대부분은 멤버 중 한 명만 방송에 집중 출연시키는 한명 띄우기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팀의 운명을 짊어진 대표 멤버는 오락 프로 등에서 개인기로 인정 받기 위해 맹활약한다. 최근 패널 전문으로, 가수에서 CF 모델이나 MC로 자리 잡으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 대부분은 '한 명 띄우기' 작전으로 성공한 이들이다.
'야심만만 만 명에게 물었습니다'(SBS) '러브스토리'(KBS2) 등 각종 오락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직설적이고 당돌한 어투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빼 놓았던 MC 몽은 힙합그룹 피플크루의 래퍼다.
요즘은 라디오 DJ와 청춘시트콤 '논스톱 4'(MBC)에 출연하고 있다. '새마을 운동' 등 그들의 대표곡은 몰라도 MC 몽은 이미 유명세를 타는 등 개인 활약만이 두드러지지만 기획사는 오히려 반기는 눈치다. 관계자는 "MC 몽이 인기를 끌면서 피플크루라는 팀의 지명도도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대표 멤버가 있는 것은 그룹 활동 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한다. 피플크루는 현재 4집을 준비 중.
쥬얼리는 한 명 띄우기의 대표적 성공 사례. 박정아는 오락프로그램에서 털털한 성격과 시원한 외모로 주목 받으며 요즘은 각종 CF 모델과 타임머신(MBC) 등의 MC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 덕에 쥬얼리는 최근 등장한 걸그룹 중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기획사 관계자는 "가요 프로그램은 한정돼 있는데다가, 요즘은 한 무리의 출연자가 등장하는 버라이어티 쇼가 사라지고 MC의 탄탄한 능력에 의존하는 프로가 많아 여럿이 함께 출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차피 오락 프로 출연을 통해 홍보를 해야 하는 터라 멤버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박정아를 집중적으로 띄운 것"이라고 밝혔다.
똑같은 이력서는 싫다며 건물 옥상에서 줄을 타고 내려와 사장실 유리창에 이력서를 붙여 놓는 내용의 CF에 출연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 파이브의 서지원, 메리 J 블라이즈의 노래 'Family Affair'에 맞춰 춤을 추며 등장하는 휴대폰 CF와 강호동의 천생연분(MBC)에 출연해 눈길을 끌고있는 테이크의 이민혁도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지명도가 높아진 가수. 사정이 이렇다 보니 멤버 간의 갈등으로 인한 팀 해체도 잦다. LUV의 경우 빈의 단독 TV 출연이 늘어나면서 결국 팀은 해체되고 빈 혼자 솔로로 독립했다.
'한 명 키우기'는 방송출연으로 인기를 끌어야 하는 아이돌 그룹의 고육책이라는 분석이다. 문화연대 김형진씨는 "요즘 그룹은 멤버 각자의 개성과 능력이 조화된 독특한 음악으로 승부하기보다는 방송출연을 통해 멤버를 말 그대로 '연예인'으로 만드는 것이 지상목표"라며 "그룹의 진정한 의미는 사라져 버린 기형적인 문화의 상징"이라고 평했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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