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소버린자산운용측과 일전을 앞두고 있는 최태원 SK(주)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분 매집에 나서고 있다.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 등 오너가족들은 경영권 안정을 위해 SKC지분을 처분하는 대신, 그 자금으로 SK케미칼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지분 매집은 최회장의 동생인 최재원(사진) SK텔레콤 부사장이 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SKC 주식 109만8,955주(3.40%)가운데 100만주(3.10%)를 장내 매도해 지분율이 0.30%로 낮아졌다. 현재 SKC 주가가 1만원을 약간 상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 부사장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100억여원을 마련한 셈이다.
이에앞서 최 회장은 8월말 두 차례에 걸쳐 SKC 주식 73만4,400주를 매각, 지분율이 7.49%에서 5.22%로 떨어졌다.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도 SK케미칼 지분을 4.1%로 늘렸다.
최 회장 오너들이 SK케미칼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이 회사가 SK(주)의 지분을 2.28%를 갖고 있어 SK(주) 경영권 방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 가족들은 또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린 SK(주)의 지분을 늘리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는 SK네트웍스(옛 글로벌)에 대한 출자전환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SK(주)의 최대주주 소버린(14.99%)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표대결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룹계열사들은 출자제한규정에 걸려 주식을 매집할 수 없고, 오너일가도 자금여력이 많지 않아 주식매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최회장 가족들은 SK주식을 보유한 우호적인 기업들과 제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옛 글로벌) 채권단은 이와 관련, 최근 SK측이 해외에 파킹해둔 SK(주) 지분 1,000만주(지분율 7.8%)를 최 회장 일가와 계열사 및 관계사 등 우호세력에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소버린은 SK(주)가 SK네트웍스에 대한 출자전환을 강행할 경우 임시주총 소집 등을 통한 이사진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어 경영권을 방어하고자 하는 SK측과의 일전불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세종증권 유영국 연구원은 "계열사 중 현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SK텔레콤이 상호출자제한 규정에 걸려 SK(주) 지분을 매입할 수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최씨 일가가 직접 SK(주) 파킹지분을 매입해 소버린과의 표대결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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