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하순 이래 본격화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행진이 대형 우량주에 집중되면서 삼성 등 국내 10대그룹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외국인 지분액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인 45%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이 기간 전자 등 계열사에 무려 3조7,257억원의 외국인 '러브콜(순매수)'이 집중됐던 삼성의 경우 5월 27일 당시 47.7%였던 그룹 내 외국인 지분액 비중은 7일 현재 53.3%로 뛰어올라 절반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8일 증권거래소 등에 따르면 10대그룹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보유 지분액 비중은 순매수 행진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5월 27일 38.6%에서 7일 현재 44.3%로 급증했다.
이는 최근 38.97%까지 높아진 전체 거래소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보유 지분액 비중의 증가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 것으로, 외국인의 '편식매수'가 국내 대표그룹에 대한 집중적 영향력 확대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그룹별 외인 지분액 비중 증가 추세를 보면 자금조달을 위해 계열사 지분매각에 적극 나섰던 LG그룹이 같은 기간 19.4%에서 27.0%로 무려 7.6%포인트 증가해 선두를 차지했고, 한화가 8.8%에서 16.2%로 7.4%포인트 높아지며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현대자동차가 33.3%에서 40.6%, 현대중공업이 9.0%에서 13.0%로 각각 상승했다.
이 기간 10대그룹 지분 순매수에 들어간 외국인 자금은 거래소 전체의 외국인 순매수 자금 10조266억원의 60%가 넘는 6조3,771억원 이었으며, 이 중 3조7,257억원이 전자 등 삼성 계열사 지분 순매수에 모아졌다.
외국인은 삼성에 이어 LG에 1조5,014억원, 현대자동차에 5,724억원, 한진에 1,859억원의 순매수 자금을 투입했다.
외국인의 '편식매수'에 따라 해당 그룹 평균주가(액면가를 고려치 않은 단순 주가평균) 역시 전반적으로는 같은 기간 시장평균주가 상승률(3.3%)을 훨씬 초과했다. 현대의 경우 141.5%가 올랐고, 한화(29.3%) 현대중공업(26.3%) 삼성(22.7%)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계열사 평균주가가 20만원대를 훨씬 넘는 롯데가 16.1%나 하락하면서 10대그룹 전체 평균주가 증가율은 통계적으로 다소 굴절돼 2.0%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 기간 외국인 매수세 집중에 따라 10대그룹의 시가총액이 거래소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2%에서 51.3%로 늘었다.
그룹별로는 현대의 시가총액이 1조2,681억원에서 2조902억원으로 불어나 64.8%의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한화(58.4%) 삼성(29.7%) 한진(26.1%) 등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기록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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