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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전직지원제로 중년실업 해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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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전직지원제로 중년실업 해결을

입력
200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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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의 중·장년층 샐러리맨들이 해고 칼바람에 몸을 떨고 있다. 일본 기업 소니가 3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KT가 전체 직원의 10%에 해당하는 5,500명을 한꺼번에 감원하기로 확정했다. 이제 중·장년층 샐러리맨들은 자신이 언제라도 해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사오정, 오륙도'라는 신조어가 나도는 상황에서 중·장년층 샐러리맨에게 재취업의 길은 없는가.선진국은 이 같은 문제를 아웃플레이스먼트(전직지원) 서비스를 통해 해결한다. 아웃플레이스먼트란 기업이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에게 자사 비용으로 경력 진단, 진로 상담, 재취업, 창업 컨설팅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퇴직자들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재취업을 하거나 새로운 진로를 찾아 나선다.

미국과 유럽 각국의 기업들은 1980년대부터 해고를 당한 직원들에게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다. 미국 500대 기업의 80% 이상이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를 상시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벨기에는 45세 이상의 직원을 해고할 때는 반드시 아웃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을 지원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있다. 우리 나라는 99년 P&G가 처음 아웃플레이스먼트를 실시했고 지난해 7월부터 정부가 전직 지원 장려금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제 적용 사례는 아직 미미하다.

현재 국내 상당수 기업들은 아웃플레이스먼트를 비용 손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피드백이 분명한 투자이다. 퇴직하는 직원들은 자기가 근무했던 회사의 도움으로 자신의 인생을 다시 설정하게 되면서 전 직장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다. 따라서 기업들은 퇴직자에 대해 윤리적 책임을 다했다는 평판을 받게 된다. 이는 엄청난 광고를 투입하고도 얻기 힘든 무형의 기업 자산이다. 게다가 남아있는 직원들도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돼 업무 능률이 오르게 된다.

중·장년층의 실직은 개인적 불행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측면에서도 경험이 풍부한 고급 인력의 손실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실업대란, 잦은 노사분규의 문제에 근시안적인 해답만을 제시해왔다. 정부가 이 제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들이 아웃플레이스먼트 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적극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한다.

김 재 욱 라이트 매니지먼트컨설턴츠 한국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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