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쏟아지는 매머드급 부동산 안정대책에다 경기불황까지 겹쳐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자 주택업계가 특단의 아이디어를 개발, 난관을 뚫어 가고 있다.그 동안 주춤했던 중도금 무이자 대출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는가 하면, 고객의 구미와 필요에 맞게 평형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모듈형' 오피스텔까지 등장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내 집 마련 수요자 입장에서는 조금이나마 짐을 덜 수 있는 기회이다.
중도금 무이자 아파트 홍수
7일 스피드뱅크(www.speedbank.co.kr)에 따르면 10월 중 전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가운데 중도금 무이자 융자를 채택한 단지는 10곳, 총 4,850가구(일반분양분 기준)이다. 이중 경기에서 6곳, 3,138가구, 기타 지방에서 4곳, 1,702가구가 공급된다. LG건설이 경기 양주군 삼숭리 202 일대에 짓는 '양주 자이?' 아파트는 중도금의 60%를 무이자로 융자해준다. 32평형 742가구를 일반분양하는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1억4,320만원이다. 화성시 향남면의 '신성 미소지움'도 중도금 6회분 중 1∼5차에 대해 무이자 융자혜택을 제공한다. 430가구로 평당 분양가는 480만∼490만원선. 남양주시 호평택지개발지구 8블록에 짓는 '한라 비발디'(636가구)의 중도금도 무이자 융자로 빌릴 수 있다. 스피드뱅크 안명숙 연구소장은 "중도鳧?무이자로 융자해주는 대신 분양가를 올리는 얌체 건설업체들도 있으니 주변 시세와 반드시 비교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쪼개 팔고, 깎아 팔고
금강주택은 강남 선릉역 4거리에 짓고 있는 오피스텔 '금강타워' 7,506평을 최소 50평 단위로 쪼개서 분양(모듈 판매)하고 있다. 고객들이 자금이나 회사 규모에 따라 마음대로 분양평수를 선택할 수 있고, 연 12.9% 선의 투자수익률을 제시해 분양 첫날인 1일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왔다. 한 개 층 전체를 분양 받겠다는 수요자들도 속출했으며, 7일 현재 청약률이 60%선에 이르렀다.
이규환 분양소장은 "금강타워가 테헤란로 한복판에 들어서는 오피스텔이지만 워낙 대형이고 사무실 공실률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여서 성공적인 분양을 확신할 수 없었지만 지금까지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다"며 "전용률이 실계약 면적의 56%선이고, 내년 4월 입주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예 분양가를 깎아주는 아파트들도 많다. 7일 청약을 시작한 서울 9차 동시분양 물량 중에서는 서울 강남구 '한화 꿈에그린'을 비롯해 송파구의 '쌍용 스윗닷홈', 노원구의 '신도종합', 동작구의 '동신동아' 등이 분양가를 당초보다 소폭 인하했다.
경기 양주의 'LG 자이'와 평택의 '반도 보라빌', 화성 향남의 '신성 미소지움', 부산 서면의 '대림 e-편한세상' 등도 분양가를 2∼5%씩 깎았거나, 분양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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