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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탄에 쓰러진 "난민의 어머니"/소말리아서 활동 伊토넬리 괴한 총에 "봉사의 삶"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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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탄에 쓰러진 "난민의 어머니"/소말리아서 활동 伊토넬리 괴한 총에 "봉사의 삶" 마쳐

입력
2003.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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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과 기아에 허덕이는 소말리아 빈민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 온 이탈리아의 60대 여성 자원봉사자가 의문의 총격으로 숨져 충격을 주고 있다.6일 외신들에 따르면 5일 저녁 소말리아 북부 보라마에서 자신이 설립한 결핵병원을 걸어나오던 아날레나 토넬리(60·여·사진)가 밖에서 기다리던 괴한들이 쏜 총을 맞고 수 시간 만에 숨졌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토넬리의 이마를 향해 권총 2발을 쏜 뒤 도주했다고 전했다.

토넬리가 소말리아 빈민을 위한 삶을 시작한 것은 27세 때인 1970년. 소말리아인들이 모여 살던 케냐 북동부에서 문맹퇴치 운동을 시작한 그는 많은 사람이 결핵으로 고통 받는 사실을 보고 치료를 위해 직접 열대 의학과 결핵 및 나병 의학을 전공했다.

86년 소말리아로 건너온 그는 친지들의 도움으로 200 병상 규모의 결핵병원을 설립하고 환자들을 돌보는 한편, 에이즈 예방 홍보와 여성 할례 퇴치 운동 등을 벌였다.

그의 헌신적 활동은 현지인들로 하여금 서양 출신의 여성 구호요원을 '아날레나'로 통칭하게 할 만큼 감동을 주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대다수 구호요원들이 각종 원조단체에 소속돼 보수를 받으며 일하는 데 비해 토넬리는 독립적인 활동을 위해 단체의 도움 없이 자신이 모금한 돈으로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이 같은 그의 업적을 기려 지난 4월 국제원조활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난센 난민상'을 수여했다.

아직까지 뚜렷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지 관계자는 "토넬리가 평소 힘써온 여권 신장운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토넬리는 이미 한 차례 납치 당한 바 있으며 그동안 폭행과 살해 위협에 시달려 왔다.

그와 함께 일했던 UNHCR 관계자는 "그는 결코 아프리카 생활을 희생으로 여기지 않았으며 '세상 누구도 이처럼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없을 것'이라며 행복해 했다"고 전했다.

프랑코 프라트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토넬리의 피살을 소말리아 평화 정착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의 애도 담화를 발표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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