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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공사 100일/고가 사라진채 하천조성 준비공사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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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공사 100일/고가 사라진채 하천조성 준비공사 "착착"

입력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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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된 지 8일로 100일을 맞는다. 착공 전 우려됐던 교통대란이나 상인들의 집단 반발 등은 큰 문제 없이 지나갔고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0여년 하늘을 덮었던 청계고가는 완전히 사라진 채 청계9가 성북천 합류지점에 보존용으로 남겨진 교각 3개만이 그 흔적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퇴근길 교통정체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나 주변 상인들의 불안함 등은 앞으로 남은 2년의 공사기간 동안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5일 오후 서울 중구 황학동 벼룩시장에는 청명한 가을을 맞아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청계고가가 사라진 뻥 뚫린 하늘은 이들의 나들이길을 더욱 화사하게 만들었다. 바로 옆 복원 공사 현장에는 걷어낸 아스팔트 사이로 들어온 가을 햇살이 청계천 바닥의 고운 모래 위에 쏟아졌다. 벼룩시장에서 만난 김모(45)씨는 "고가로 늘 어두웠던 곳이 딴세상처럼 밝아졌다"며 "머지 않아 물이 흐르는 청계천으로 바뀔 것을 떠올리면 흐뭇해진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공사는 예정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청계고가가 공사 두 달 만에 사라졌고, 삼일고가(삼일빌딩―남산1호터널)도 예정보다 한달 앞서 6일 자취를 감췄다. 현재 태평로입구―신답철교의 전 구간에서는 하천 조성을 위한 준비 공사로 하수도관 정비, 하천 양안 벽체 조성 등의 공사가 한창이다.

총 3개 공구 중 가장 진척이 빠른 3공구(난계로―신답철교)는 복개도로의 상당부분이 걷혀 하천 밑바닥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3공구보다 도로폭이 좁고 교통흐름이 열악한 1공구(태평로입구―광장시장), 2공구(광장시장―난계로)는 복개 구조물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형 공사장비가 들어갈 정도의 구멍만 낸 뒤 도로 밑에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시는 우기가 오기 전인 내년 5월까지 지하구조물 보수·보강이나 교량 기초공사를 마치고, 내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복개도로를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이후 교량 건설과 유지용수 공사, 저수로 공사, 조경 및 부대시설 공사 등을 거쳐 2005년 9월 완공할 방침이다.

그러나 복원공사를 바라보는 상인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청계3가 공구상가의 김운기(46)씨는 "공사가 시작되고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며 "장지동으로 옮겨간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지만 정작 시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복원공사 이후 갈 곳이 사라지는 노점상들은 현재 벌어지는 보도 정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청계천 우수관 공사를 위해서는 상가 앞 보도폭을 1.5∼2m 가량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청계8가에서 노점을 하는 김광엽(41)씨는 "인도의 반을 갈아엎으면 노점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며 시의 외면에 울분을 토했다. 평화상가 앞 등 청계천로 곳곳에는 노점상들이 복원공사를 몸으로 막겠다며 천막을 친 채 농성을 하고 있어 노점상 단속 의지를 꺾지 않는 시측과 물리적 충돌이 예상되는 등 긴장감이 돌고 있다.

/박상준기자 butto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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