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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체첸대통령 당선 카디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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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체첸대통령 당선 카디로프

입력
2003.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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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실시된 러시아연방 소속 체첸 공화국의 대선에서 80% 가까운 득표율로 당선이 확정된 아흐마드 카디로프(52·사진) 현 대통령은 러시아와 체첸 반군간 유혈 분쟁을 종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맡게 됐다. 하지만 외신들은 반군이 이번 선거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일반 국민들도 그를 러시아의 꼭두각시 정도로 간주하는 상황을 들어 그의 앞날이 순탄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카디로프는 먼저 지저분했던 이번 선거를 말끔히 정리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그는 국제 감시단이 부재한 상황에서 유력 후보들을 자격미달 등의 이유로 낙마시킨 데 이어 군대를 동원, 표를 쓸어 담아 원성을 사고 있다. 그는 임기 중 경제재건을 통해 부족한 정통성을 메울 생각이다.

하지만 그의 구상이 실현된다 해도 정통성 확보는 요원한 꿈이 될 듯 하다. 선거전 민심을 등에 업은 반군 지도자 아슬란 마스하도프 등이 선거와 상관없이 러시아를 상대로 분리독립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1994∼1996년 체체 분리주의자들을 무력 진압한 뒤 99년 재 주둔한 러시아로서는 반군과 힘겨운 싸움을 지속해야 할 입장이다.

이번에 당선된 카디로프의 행적은 체첸의 역사처럼 일그러져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지만 스탈린의 이주 정책 탓에 체첸에 정착한 그는 80년대 이슬람교를 전공하고 체첸 공화국의 율법 고문을 지냈다. 이어 러시아군이 체첸을 무력 침공하자 반군 지도자로 변신했으며, 99년 반군 지도자 샤밀 바사예프가 다게스탄에 망명 정부를 세우자 러시아편으로 전향했다. 마침 '얼굴마담'이 필요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를 대통령에 낙점한 것은 당연했다. 그는 평소 러시아군의 잔혹한 반군 진압, 러시아의 미흡한 경제 지원 등을 비판하면서 나름대로 민심을 관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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