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24)이 '관중모독'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김병현은 5일(한국시각)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경기직전 장내 아나운서로부터 이름이 소개된 직후 관중들에게 야유를 받자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올리는 제스처로 응수, 구설수에 올랐다.이날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이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에 따라 한 명씩 인사를 했다. 그런데 1차전에서 4―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으나 팀 승리를 지키지 못했던 김병현의 이름이 불려지자 홈관중들은 '우∼'하는 야유를 보냈다. 동료들과 함께 서있던 김병현은 모자를 잡고 답례를 보낸 이후 다시 팔을 들어 오른손 중지를 펴 올려 즉각 반응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이런 제스처는 미국의 여러가지 욕설 중에서도 가장 정도가 심한 것이다.
게다가 이 장면이 카메라로 잡힌데다 AP와 ESPN 등이 '음란한 제스처'에 대해 보도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파문을 계기로 김병현의 이적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오를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보스턴 구단은 올시즌 김병현의 연봉 325만달러(약65억원)가 너무 많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시즌 종료후 다시 조정신청 자격을 얻는 김병현 대신 다른 마무리 투수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무성한 상태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www.mbl.com)게시판에는 "그린카드를 빼앗고 비행기 티켓을 준 뒤 BK와 그의 손가락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라""아마도 그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투수인듯 하다, 한국에 보낼 좋은 기회다"등 네티즌들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김병현은 경기 후 "무의식중에 무례한 반응을 보여 정말 죄송하다. 레드삭스의 홈팬들을 비롯해 뉴잉글랜드 지역주민들, 전세계 야구팬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진상조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여 파문이 확대될 조짐이다.
한편 2001년 볼티모어의 투수 호세 메르세데스가 이 같은 행동을 했다가 5,000달러의 벌금을 물었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투수 호세 파니아과는 지난달 경기 중 심판에게 모욕적인 제스처를 취했다가 다음날 구단으로부터 전격 방출된 바 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