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 알이나 염주 등과 같이 둥근 것을 쥐고 쉴새없이 굴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운동에 사용되는 호두 2알의 값이 120만원하는 '귀족 호두'까지 나와 백화점 매장에서 팔린다. 옛 선비들이 즐겨 썼던 운동법을 운동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다시 애용하고 있는 것이다.사실 손은 '밖으로 나온 뇌(腦)'라고 불린다. 모든 손가락 신경이 뇌의 중추신경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면 뇌가 늙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람이 늙으면 손가락 감각이 둔해지면서 운동신경도 느려진다. 구체적인 연구결과는 없지만 젊게 살기 위해 호두 알이나 염주 등과 같은 것을 쥐고 굴리는 것이 몸에 좋은 것은 틀림없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헬스장이나 골프연습장에라도 가야 하고 값비싼 음식과 보약을 먹어야 한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건강은 그렇게 어렵게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두 굴리기처럼 작은 실천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병이 생겼을 때 의사나 약을 찾아 치료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병을 스스로 이기는 '자연 치유력' 이 더욱 중요하다고 의사들은 입을 모은다. 자연 치유력은 운동, 균형 잡힌 식사, 절제된 생활, 스트레스를 받지않는 것 등으로 길러진다. 이처럼 기본만 잘 지켜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 가운데 가장 권장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걷기이다.
사람이 걸을 때는 다리 근육은 물론 다른 몸 근육이 같이 움직이고, 눈과 귀, 평형감각을 주도하는 뇌 등도 모두 관여한다. 그래서 운동 의학자들은 "걷기는 단순히 다리 근육만 키워주는 운동이 아니라 몸 전체를 움직이는 종합 운동"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뇌의 노화를 방지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걷는 요령은 간단하다. 1주일에 3일 이상 매회 30∼60분씩 빠르게 걸으면 된다. 운동 의학자들은 중년 이후에는 과격한 운동보다 걷기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예찬한다. 청명한 가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걷기부터 실천해 보는 것이 어떨까. 하루가 다르게 엔도르핀이 솟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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