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최고령자도 모르는 정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최고령자도 모르는 정부

입력
2003.10.04 00:00
0 0

노인의 날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30일 국내 최고령자에 관한 자료를 발표했다가 없었던 일로 취소한 것은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미 사망한 할머니를 114세의 최고령 노인으로 발표했다가 1시간도 안돼 다른 사람으로 바꾸었으나 두 번째 할머니도 95세로 드러날 만큼 그 자료는 엉터리였다.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공인됐던 일본의 노인이 최근 114세 6개월로 사망해 최고령자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져 있었다. 그런데 노인정책에 대한 이해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에 정부는 스스로 웃음거리를 만들고 말았다. 최고령자 발표는 흥미와 호기심 충족 차원의 일이 아니다. 그런 분들을 통해 건강·장수의 배경을 파악하고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건전생활을 강조하고, 심각해진 노인문제를 환기시키려는 행정행위다. 경로효친의 전통 부활에 기여한다는 의미도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

최고령자를 선정한다 해서 그 노인에 대한 특별한 배려나 행정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아니다. 잘못된 발표는 노인문제에 대한 접근이 허술하다는 사실만 알려준 꼴이 됐다. 100세 이상의 국내 노인이 1,872명이라는 통계도 자료대로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복지부는 5년 전 최고령자 발표에 대한 신뢰문제가 제기되자 그 이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다시 발표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더 세심하게 사실관계를 점검해야 했다.

우리나라는 2026년이면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대책의 하나로 5년 동안 노인들의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한다는 방침이 제시됐다. 노무현 대통령도 2일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올해를 노인복지 향상의 새로운 원년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무리 정책과 선언이 훌륭하더라도 정교한 행정행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