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2000년 총선과 지난 해 대선 때 여권에 거액의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여당 한솥밥을 먹었던 민주당과 통합신당이 서로 책임을 떠미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당은 특히 사건 추이에 따라 자칫 세 확산과 여론 지지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자신들에 대한 의혹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민주당은 3일 소속 의원 연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작년 대선 때 친노 세력인 통합신당 핵심 인사들이 재정을 총괄했다"며 통합신당으로 화살을 돌렸다. 김영환 정책위의장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주장하면서 "대선 직전 비자금이 당에 들어왔다면 돼지저금통으로 당선됐다는 현 정부의 도덕성에 의문을 던지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희 의원도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후보단일화 이후에는 노 후보 선대위에도 (돈이)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통합신당을 겨냥했다.
반면, 통합신당측은 "대선때 이전과 달리 1억∼2억원을 모으려고 쫓아다녔는데 그렇게 큰 돈이 들어왔겠느냐"며 손을 내저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신당과 연관된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고, 대선 당시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맡았던 이상수 의원도 "SK측으로부터 상식적으로 짐작할 수 있는 수준의 후원금이 들어왔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장영달 의원은 "사건 실체가 드러나면 민주당의 여러 사람이 다칠 것 같다"며 민주당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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