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시장에서 꿈을 꾸다언제부터인가 벼룩시장(flea market)이 친근해졌다. 해외여행객들이 외국의 볼만한 풍물거리로 입이 마르도록 감탄해마지않던 벼룩시장을 이젠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무조건 새것이 좋다’는 강박관념은 못사는 나라 국민의 컴플렉스였는지도 모른다.
좀 살만해지고 물건의 가치가 가격이나 브랜드 보다 그 물건의 쓰임새나 내력에 있다는 정신의 선진화가 이루어지면서 중고품을 파는 벼룩시장은 남다른 쇼핑의 즐거움을 주는 놀이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할머니 세대들이 쓰던 놋쇠 요강부터 최신 휴대폰 액세서리까지 없는 게 없는 만물상 벼룩시장에서는 물건이 아닌 삶 혹은 꿈이 사고 팔린다. 예술가의 꿈, 소박한 횡재의 꿈, 과거로의 여행을 담은 꿈, 아이의 환한 웃음을 빚어낼 생일선물의 꿈….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사진=류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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