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싼데 그것도 또 깎아달래서 미치겠어요."말은 미치겠다고 하면서도 얼굴은 재미있어 죽겠다는 표정의 홍은희(29·서울 동작구 상도동) 이민수(30·서울 성동구 사근동) 노영화(29·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씨. 세 사람은 직장동료다.
옷장 속에 못입는 옷 천지라고 투덜대다가 의기투합, 셋이서 월차 휴가를 내고 이날 처음 좌판을 벌였다. 안입는 옷과 가방 등을 모아서 헐값에 파는데 사이즈가 한정돼 있어서 그렇지 말만 잘하면 거저도 준다고.
처음엔 어차피 안입는 옷 싸게 파는 것 정도로 생각했는데 10만원짜리 브랜드 옷을 2,000원에 팔면서도 즐거운 나들이길에 오른 듯 흥겹다. "이 재미에 장사하나 보다 싶다"는 세사람은 앞으로도 벼룩시장에 계속 나올 예정. 사람들하고 흥정하는 재미, 오가는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어른들이 말하는 시골장터의 흥겨움이 이런건가 싶다고도 한다.
"글쎄, 주 5일근무된다는 데 이거야말로 가장 쉽게 투잡스 족이 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네요."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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