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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아이드 소울/"음색 바꾸고 가을색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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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아이드 소울/"음색 바꾸고 가을색 담았어요"

입력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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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아이즈의 나얼을 중심으로 결성된 4인조 그룹 '브라운아이드 소울'(Browneyed Soul)이 내 놓은 음반은 가을색을 가득 담고 있다. 이번 음반은 브라운 아이즈와 비슷하면서도 어딘지 다른 분위기로 채워져 있다. 브라운아이드 소울은 백인이 부르는 소울을 '블루 아이드 소울'이라고 하듯 갈색 눈의 한국 사람이 한국식 소울을 부른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가장 크게 바뀐 것은 목소리의 색. 멤버가 달라졌으니 당연한 결과다. 약한 듯하면서 힘 있는 나얼의 목소리와 교회 성가대에서 활동한 성훈, 매력적 저음의 정엽과 영준 등 4명의 멤버가 만들어 내는 소리는 중창단의 느낌을 전한다. 노골적 R&B나 소울 느낌이 뒤로 숨고 발라드에 가까운 곡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이번 앨범을 내고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방송활동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멤버들은 음반 발매 후 경기 양평의 기도원으로 떠났다. 브라운 아이즈 때와 마찬가지로 뮤직비디오가 이들을 대신해 타이틀곡 '정말 사랑했을까'를 알린다. 이 곡은 털실로 짠 폭신한 스웨터처럼 잔잔하고 포근한 느낌의 팝발라드다.

차은택 감독이 연출하고 영화배우 박해일과 탤런트 장신영이 주연을 맡은 뮤직비디오는 한 병실에서 치료 받게 된 남녀가 병원을 무대로 사랑을 싹 틔우는 내용이다. 지루한 병원 생활에 지친 남녀는 환자복을 입은 채 병원을 빠져 나와 길가에 서 있던 스포츠카를 훔쳐 타고 바닷가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나눈다.

방송 활동 없이도 브라운 아이즈의 1, 2집이 150만장 이상 팔려 나갈 정도로 절대적 지지와 사랑을 받아왔기에 이름과 멤버가 바뀐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도 있다. 클라이맥스 부분을 이끄는 나얼의 힘 있는 목소리와 윤건의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가 만드는 조화가 귀에 착 달라붙던 브라운 아이즈 때와 달리 4명의 남성 멤버가 빚어내는 다소 굵은 목소리가 건조하게 들릴 수도 있다. 또 R&B와 소울의 느낌은 줄어 들고 가요 분위기가 짙어졌다. 멤버가 직접 작사·작곡을 하던 때와 달리 새 음반에는 박근태, 윤일상 등 인기 작곡가가 만들어 준 노래가 들어 있다.

하지만 이들은 "브라운아이즈의 연장선으로 보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우리 노래를 들어 달라"고 말했다. 무게 있는 중창 느낌을 살린 'My Everything', 흑인 음악의 느낌이 잘 살아나 재즈 바에서 흘러나올 듯한 '술' 등에서는 브라운아이드 소울만의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여름내 시끄럽고 다소 경박한 음악에 지친 사람들에게 고급스럽고 세련된 가요를 즐기는 기쁨을 안겨주기에는 충분하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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