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국감은 국정원이 송두율씨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공소보류 단서를 단 사실을 숨겼다 뒤늦게 들통이 나는 바람에 파행을 빚었다.고영구 국정원장은 오전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며 "공소보류는 얼토당토않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오후 회의에서 의원들의 추궁이 잇따르자 "국정원은 단일 의견으로 '기소'의견을 달았다"며 "다만 공소보류 조건을 달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5시30분께 "국정원이 송씨를 처벌하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더 이상 감사를 할 수 없다"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정형근 의원은 "송씨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인 동시에 당 중앙위 정위원인 만큼 구속수사를 통해 입북 행적 등을 조사해야 하는데 국정원이 3∼4일간의 출퇴근 조사로 끝내는 것은 어떤 시나리오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국정원이 정보위 보고용과 검찰 송치용으로 자료를 두개 만들었다"며 "검찰과 코드가 맞지 않아 공소보류 의견을 올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도 "송씨는 30년을 암약한 간첩으로 입국 전에 '김철수'가 아니라고 소송까지 한 파렴치범"이라고 비난한 뒤 "강도짓을 한 다음 자백하면 용서되고, 활개를 쳐도 되느냐"고 흥분했다. 그는 "공소보류는 간첩을 역이용하거나 특수정보를 받아야 할 때 하는 조치로, 송씨는 반국가단체의 중요 임무 종사자여서 이를 적용할 수 없다"고 국정원을 몰아붙였다. 이윤성 의원은 "체포영장에도 불구하고 송씨가 입국한 배경과 송씨를 초청한 배후, KBS가 송씨 찬양 특집을 방송토록 조정한 인물이 누구인지 등을 밝혀 연계 고리를 찾겠다"고 가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또 "앞으로 국정원의 국내기능을 재검토하고 대공수사국 예산을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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