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9일 퇴직한 아마키 나오토(天木直人·56·사진) 전 레바논 주재 일본대사가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아마키 전 대사는 1일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3월 14일 "유엔 결의 없이 이라크 전쟁에 돌입하면 국제평화의 틀이 무너진다"면서 "일본은 미국에 전쟁을 하지 말라는 의견을 강력히 개진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외무성에 보냈다.개전 후인 3월 24일에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미국 지지는 잘못"이라는 의견을 본부에 보냈다. 그는 또 다른 대사들에게도 같은 의견을 제시하도록 촉구하는 의미에서 모든 일본 재외공관에도 이 두 통의 전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자 기타지마 신이치(北道信一) 관방장은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외무성을 그만 둘 생각이냐"고 질책했고, 그는 6월께 귀국명령을 받고 돌아와 퇴직을 통보받았다.
아마키 전 대사는 퇴직한 후 외무성의 재취업 알선 제의를 거절했고 앞으로 강연과 저술활동 등을 통해 자신이 퇴직하게 된 경위와 "내부에서 본 외무성의 추태"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측은 "관방장이 전화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대사로 이미 2년 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통상인사로 귀국명령을 내렸고 외무성 개혁의 일환인 퇴직장려 차원에서 그만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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