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7월 말 MBC 라디오에서 음주방송 파문으로 DJ를 그만 둔 이종환(66·사진)씨를 불과 두 달여만에 라디오 진행자로 기용한 데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이씨는 13일부터 SBS 러브FM(103.5㎒)의 '이종환의 낭만시대'(밤 10시5분∼12시) 진행을 맡기로 했다. SBS는 "물의를 빚기는 했지만 이씨의 복귀를 바라는 팬들이 적지 않고 본인도 실수를 반성하고 내년 방송 40주년을 명예롭게 맞기는 바라고 있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SBS 인터넷에는 "반성의 시간으로 2개월은 너무 짧다" "음주운전도 면허취소인데 음주방송이면 진행 불가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타 방송에서 퇴출된 사람을 데려다 쓰는 SBS는 퇴물 처리장인가" 등 SBS와 이씨를 비난하는 글이 줄지어 오르고 있다.
SBS 사외이사인 김동민 한일장신대 교수는 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취율 좀 높여보려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무리하게 기용하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한 발상"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TV와 라디오 전반에 걸쳐 진행자의 자질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BS 노조도 1일 이씨의 기용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노조는 "음주방송 외에도 청취자에 대한 폭언 등으로 기본 자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쓰는 것은 SBS가 강조해온 공익성 강화에 어긋날 뿐 아니라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상일 라디오본부 CP는 "이 정도의 반대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며 이씨의 팬이 안티보다 더 많다"면서 "러브FM을 성인 채널로 탈바꿈해 활성화하는데 이씨가 꼭 필요해 먼저 제의를 한 만큼 이미지 손상이 있더라도 결정을 번복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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