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2가 전세계적으로 수천만대 이상 보급된 지금도 외국 게이머 중에는 게임기를 '닌텐도'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1980년대에서 90년대 초까지 닌텐도의 8비트 게임기 '패밀리'와 16비트 게임기 '슈퍼패미컴'이 게임기 시장을 평정하자 닌텐도라는 고유명사가 게임기를 뜻하는 보통명사처럼 쓰였기 때문이다. 패밀리 시절 태어난 '마리오' 형제는 16비트 게임기 시대에도 TV화면을 통통 뛰어다니며 닌텐도의 마스코트가 됐다.반면 슈퍼패미컴과 경쟁하던 세가의 16비트 게임기인 '메가드라이브'(북미 제품명은 '제네시스')는 일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슈퍼패미컴보다 빠른 속도는 장점이었지만 그래픽은 그다지 우수하지 못했고 1위 업체였던 닌텐도의 텃세도 심했다.
고심하던 세가는 결국 마리오처럼 자사의 마스코트가 될 캐릭터를 개발하기로 한다. 1991년, 드디어 귀엽고 깜찍한 고슴도치 캐릭터 '소닉'이 등장해 순식간에 전세계의 게이머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소닉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 '소닉 더 헤지혹'은 메가드라이브의 장점인 빠른 속도를 강조, 누구나 경탄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마리오가 적 캐릭터를 피해 통통 점프하면서 다닌다면 소닉은 몸을 둥글게 말고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면서 적을 물리친다. 플레이어가 컨트롤러의 버튼을 눌렀다 놓으면 소닉은 '윙' 하는 소리를 내면서 발동을 걸다가 마치 롤러코스터 코스처럼 구성된 스테이지를 360도 회전까지 하면서 내달린다. 이때 플레이어는 마치 스포츠카라도 운전하는 듯한 쾌감을 손끝에서 느낀다.
소닉 시리즈의 백미로는 단연 '소닉3'와 '소닉 & 너클즈'를 들 수 있다. 두 게임 간의 연동으로 소닉, 테일즈, 너클즈의 세 캐릭터 중 아무나 주인공으로 선택해 즐길 수 있고, 숨어 있는 스테이지를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두 작품은 화려한 그래픽과 스피드감을 선사하며 당시 저물어가던 메가드라이브 시대의 마지막 불꽃을 화려하게 피워 올렸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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