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 빛고을에서 보자."'라이언 킹' 이승엽(27·삼성)이 30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마지막 19차전에서도 홈런을 터뜨리지 못하고 광주로 발길을 돌렸다.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4경기째 홈런 침묵이다. 첫 타석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내면서 홈런 기대감을 높였던 이승엽은 3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승엽은 이어 5회와 7회에는 외야쪽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지만 담장을 넘기지 못한 채 각각 희생플라이와 좌익수 플라이볼로 물러났다. 이승엽은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좌완 이승호와 대결, 볼넷을 고르는 데 그쳤다. 삼성은 4―5로 패하면서 기아와의 승차(1게임)를 좁히지 못하고 3위에 머물렀다.
이승엽은 이로써 남은 1일 광주 기아전과 2일 대구 롯데전 2경기에서 홈런 한방을 쏘아올려야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39년 만에 갈아치우는 홈런영웅으로 등극할 수 있다. 희망은 크다. 광주구장이 이승엽에게는 이른바 약속의 땅이기 때문이다. 프로 1호 홈런(1995년 5월 2일)을 신고, 각별한 인연을 맺은 이승엽은 광주구장에서 99년 한국 홈런신기록의 대미를 장식하는 54호 아치를 그린 데 이어 또 다시 지난달 25일 오랜 홈런슬럼프를 깨고 한국최다홈런 신기록 겸 아시아 한 시즌 최다홈런 타이 달성에 성공하는 행운을 건져올렸다.
이날 잠실구장은 전날에 이어 '이승엽∼홈런'을 연호하는 2만5,000여 관중들의 메아리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그러나 이날도 어김없이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외야 스탠드를 가득 채우기 시작한 '잠자리채 관중'들은 9회 이승엽이 볼넷으로 걸어나가자 오물과 잠자리채 등을 운동장 안으로 집어던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SK는 4위 티켓 한 장을 놓고 이날 대전구장에서 맞붙은 한화와의 운명의 맞대결에서 5―0으로 승리, 남은 2경기에 관계없이 정규 시즌 4위를 확정지으며 창단 4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막판 대추격전을 벌이면서 최근 4위로 올라서기도 했던 한화는 팀내 최다승(15승) 투수인 이상목을 내세우며 총력전을 펼쳤으나 상대 선발 스미스와 마무리 조웅천의 무실점 호투에 눌려 최후의 쓴잔을 마셨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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