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제의 확산으로 대도시 근교 도로는 주말이면 어김없이 몸살을 앓는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널렸지만 왠지 허전하다. 놀이문화의 부족을 실감케한다. 가족과 함께라면 더더욱 그렇다. 양평으로 향한다. 목적지는 바탕골예술관. 도자기, 공예, 금속공방 등 각종 체험거리가 있다. 상시로 미술작품이 전시되고 있고 어린이를 위한 영화가 상영된다. 남한강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찻집에서 마시는 한잔의 커피. 뒷산에 널려있는 밤을 줍는 재미와 화사한 조명아래 열리는 바비큐파티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 시간만 있다면 인근 펜션에서 별을 헤다 잠들고, 새들의 지저귐에 눈을 뜨는 여유로움도 가져보자. 가족과 함께 떠나는 진정한 소풍이다.다양한 체험거리
도자기, 공예, 한지, 금속 등 4가지 체험공방이 있다.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이 함께 참가하는 프로그램이다. 물레로 빚는 그릇, 점토를 국수가락처럼 밀어 쌓아올리는 코일링기법으로 만든 연필꽂이, 납작한 점토판 가장자리를 치켜 세운 접시 등 도자기로 만들 수 있는 것도 여러 가지다. 가방, 티셔츠, 앞치마 등에 물감을 직접 칠해 완성한 세상에서 하나뿐인 공예작품이 된다. 한지 위에 꽃무늬 색종이를 붙이거나 한지부채에 그림을 새겨넣을 수도 있다. 은을 재료로 내 손으로 직접 세공한 반지와 귀걸이를 가져보자. 가격은 한지공예 5,000원, 나머지는 1만5,000원. 모든 프로그램을 다 해볼 수 있는 자유이용권은 3만5,000원.
가족들만 즐거운 것은 아니다. 공방과 연계한 연인들을 위한 재미있는 이벤트도 마련돼있다. 머그컵 세트 작업을 할 경우 파트너와 함께 영화 '사랑과 영혼'에 나온 물레장면을 체험할 수 있다. 사랑을 고백하고 싶다면 '뜻밖의 언약' 이벤트에 참가해보자. 커플반지를 만들어 상대방에게 끼워주면 바로 언약식이다. 도시락과 차 한잔을 포함, 1인당 2만원.
전시, 공연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었다면 전문가들의 작품을 감상해보자. 90평 규모의 미술관에는 11월말까지 '드로잉전'이 열리고 있다. 박의순, 김영태, 박석호 등 중견작가들의 자유분방한 작품을 볼 수 있다. 55평 규모의 제2전시실에서는 이당, 배렴, 탄월 등이 빚은 도자기가 전통 목가구와 함께 전시되고 있다.
300석 규모의 극장에서는 3일과 4일 오후 5시 손소영씨의 스포츠댄스 강습이 진행된다.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맹인으로 분한 알 파치노의 뛰어난 춤솜씨를 능가할 순 없지만 흉내라도 내본다면 또 다른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옷이나 인형이 싫증난다면 19일 오전 11시까지 바탕골을 찾아보자. 경매를 통해 물건을 팔고 살 수 있는 재미가 기다리고 있다. 25, 26일에는 극단 연우무대의 가족극 '그림자의 눈물'이 마련된다. 공연이 없다고 상심하지 말자. 공연이 없는 토, 일요일에는 늘 애니매이션 영화가 상영된다.
먹거리
바탕골에서는 먹거리의 재미가 있다. 예쁜 피크닉가방에 온 가족이 먹을 음식을 담아서 떠나는 소풍.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이 곳에서는 어렵지 않게 재현할 수 있다. 초밥, 샐러드, 샌드위치, 과일에 와인이 곁들여진 피크닉 가방을 받는다. 원하는 장소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는 행복감을 맛보는 재미가 있다. 식사전후에 판화커플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예약을 하면 1인당 2만원. VIP회원은 1만5,000원.
바탕골의 토요일은 특별함이 있다. 저녁마다 테라스에서 펼쳐지는 바비큐파티가 있기 때문이다. 바비큐그릴에 삼겹살, 소시지, 오징어, 새우 등을 구워먹는다. 밥, 국, 김치는 기본. 엄청난 양에 놀란다. 해가 서산너머로 넘어가고 테라스 주위로 조명이 켜지면 파티는 절정에 달한다. 각자의 추억을 만드는 순간이다. 가족, 연인은 물론 색다른 행사를 원하는 단체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도자기 및 공예 체험을 포함 1인당 3만원(VIP회원 2만원)에 즐길 수 있다. 개천절인 3일에도 파티가 열린다.
그외 즐길거리
지금 바탕골에 가면 뒷산에 널려있는 밤을 줍는 재미가 추가된다. 1시간 정도 발품을 들이면 제법 많은 양의 밤을 모을 수 있다. 집에 가져가도 좋지만 바비큐파티 때 구워먹어도 별미다. 8,700평 규모의 예술관을 둘러보면 아기자기한 조경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엎어놓은 장독대, 모자상 조각 등 예술관전체가 야외전시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망 좋은 찻집이나 VIP룸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평일에는 초등학교나 유치원의 소풍장소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031)774-0745, www.batangol.co.kr
/양평=글·사진 한창만기자 cmhan@hk.co.kr
● 바탕골 펜션 "봄네동산"
바탕골에서의 하루가 아쉽다면 펜션을 이용해보자. 지난 해 7월 문을 연 펜션 '봄네동산'은 예술관에서 3㎞ 떨어진 곳에 있다. 부지규모만 3만여 평에 달한다. 모두 7개의 단독형 건물을 가지고 있다. 모든 방에 벽난로가 있다는 것이 특징. 폭2m가 넘는 베란다도 이 곳의 자랑거리.
전통가옥의 멋을 한껏 살린 '장서각'은 방 2개, 거실, 주방, 툇마루 등을 갖추고 있다. 4∼6인용. 봄, 여름, 가을, 겨울 4가지 이름의 목조주택형 가족숙소도 있다. 방1개에 별도의 다락방도 있다. 연인을 위한 원룸형태의 '작은집'은 운치있는 툇마루가 일품. 방3개, 욕실 2개 등을 갖춘 '노을네집'은 2∼3가족 최대 10명이 즐길 수 있다. 문을 열고 나서면 아담한 수영장과 농구대와 만난다. 야외 바비큐그릴도 있어 집에서 직접 가지고 온 장거리로 파티를 열기에 그만이다.
가족끼리 손잡고 객실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를 이용하면 새록새록 솟아나는 가족간의 정을 느낄 수 있다. 가격은 9만∼27만원. VIP회원은 30%가량 할인된다.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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