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병의 이라크 파병이 최종 결정된다면 특수부대를 주축으로 파병부대가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정정이 불안해 사실상 전시 상태인 이라크의 치안유지를 위해서는 강한 군기와 전투력을 갖춘 부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현재 1순위로 거론되는 후보부대는 특수전사령부(특전사), 모 군사령부 예하 특공여단, 또는 각 군단 직할 특공연대 등이다. 이와 함께 해병대 파병설도 나온다. 그러나 최소 3,000명, 많게는 5,000명이 넘는 파병부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특정 부대를 모(母)부대로 지정 한 뒤 필요 병력을 외부에서 지원 받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모 부대는 주둔 지역과 그 지역의 치안환경, 파병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선 특수전사령부 예하 특전여단은 국가의 기동예비부대로 전시에 적 후방 깊숙이 침투하는 특수작전이나 대테러 임무를 맡고 있으나 특정책임지역(섹터)을 담당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파병에 따른 공백이 없다. 그러나 대부분 부사관 이상 간부로 편제 돼 있어 파병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될 전망이다.
모 군사령부 예하 예비부대인 특공여단은 일부 공중기습 임무도 수행하지만 주로 10만명이 넘는 북한 특수부대의 아군지역 침투를 저지하는 것이 주임무. 또 소요진압도 주요 임무이기 때문에 이라크 치안유지라는 파병부대 성격과 맞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병력이 특전사에 비해 많다는 점도 장점이다.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다산(공병)·동의(의료)부대 경비를 담당하기 위해 20여명을 파견한 해병대가 새로 후보로 떠오른 이유는 병력 전원이 지원자로 구성돼 부대에 대한 자긍심이 크기 때문. 이는 결과적으로 대민 작전에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다. 또 특공여단과 함께 병사 중심이어서 비용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특전사를 투입함으로써 민간인과의 충돌이 격화된 면이 있다"며 "특수부대는 이라크 치안유지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일각에서는 상비·예비사단 외에 후방지역의 향토·동원사단을 중심으로 파병부대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같은 전투병(보병)이지만 특수부대보다는 현지 주민들의 저항감이 적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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