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미국으로 도피했다 미국 수사기관에 검거된 최성규(53·사진) 전 총경이 이르면 11월 중순 국내로 송환된다. 미 로스앤젤레스 연방지법은 26일(현지 시간) 최씨측의 '송환 불가' 요구를 인정하지 않고 강제추방을 결정했다.이에 따라 최규선 게이트가 재점화하는 등 전 정권의 비리가 또 한차례 여론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그의 신병은 한·미 정부간 협의를 거쳐 검찰에 인도된다.
최규선 게이트 풀 핵심 인물
최씨는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로 꼽힌다. '청와대의 최씨 밀항 권유설'의 실체도 그의 입에 달려 있다.
핵심 권력층과 지근거리에 있는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을 지낸 그는 이 같은 의혹을 뒤로 하고 지난해 4월 돌연 출국했다.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을 거쳐 미국에 입국한 뒤 잠적했지만, 올 2월 LA에서 전격 체포됐다. 미 법원은 우리 정부의 송환 요구와 최씨측의 불가 주장 사이에서 8개월간 송환 청문회와 신병인도 재판을 진행한 끝에 송환을 최종 결정했다.
최규선 게이트 재점화하나
서울지검 특수2부는 최씨가 입국하면 체포영장을 집행,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사 대상은 우선 서울 강남 모병원의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무마건. 그는 수사무마 대가로 B벤처사 주식 4만주(2,000만원 상당)와 현금 1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수사는 최규선씨가 폭로한 '밀항 권유설'에 맞춰질 전망이다. 최규선씨는 지난해 4월 '청와대를 다녀온 최씨가 서울 강남 모 호텔에서 열린 대책회의에 참석해 (자신에게) 밀항을 권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게이트에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개입된 상황에서큰 파문이 일어났으나, 진위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의 극비 출국 및 미국 입국 과정, 도피 중 1억원대 퇴직금 지급 등 곳곳에 '권력의 힘'이 작용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송환시기는 아직 미정
최씨는 45∼60일 내에 추방돼 이르면 11월에 검찰에 신병이 인계된다. 다만 미 국무부 장관이 최종 추방 결정에 앞서 제공하는 인신보호탄원이 변수로 남아 있다. 최씨가 탄원을 하면 송환결정을 재심하는 심사가 3심까지 진행돼, 송환시기는 최악의 경우 1년 이상 지체될 수 있다. 그러나 고혈압 등 지병을 앓고 있는 최씨가 1년 이상 수감생활을 감내키 어려워 탄원심사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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