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가 싶게 가버리는 가을. 짧은 가을을 놓치지 않으려는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도심에서 열린다. 수개 국이 참가하는 불꽃과 드럼축제, 각종 전통행사 재현, 자치구가 마련하는 풍성한 가을축제무대가 그 것. 꼼꼼히 살펴 '가을 문화·예술 캘린더'를 만들면 가족과 함께 알뜰한 가을을 보낼 수 있다.가을밤 뒤흔들 불꽃, 북소리
올해 3회째를 맞는 서울세계불꽃축제(www.bulnori.com)가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열린다. 27일 일본의 불꽃이 선보인데 이어 10월4일엔 호주, 10월11일엔 한국과 중국의 아름답고 화려한 불꽃이 오후8시부터 30분간 가을밤을 수놓는다.
경희궁에선 다음달 9일부터 3일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세네갈, 아일랜드, 대만 등 6개국이 참가하는 '서울드럼페스티벌 2003'(www.drumfestival.org)이 열린다. 난타와 풍장21, 두드락 등 내로라 하는 16개 국내팀과 세네갈 드젬베(Djembe) 그룹 등 해외 5개 팀이 타악 리듬의 진수를 보여준다. 오후7시30분부터 3시간 가량 경희궁내에서 진행되는 메인연주에 앞서 정동길과 동화면세점 앞에선 1시간 가량 거리 퍼포먼스가, 세종문화회관 분수대에선 학생과 일반인의 타악경연대회가 매일 오후2시부터 4시간 열린다. 경희궁 잔디마당에선 세계드럼전시회가 열려 다양한 세계의 드럼을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다.
궁궐 전통행사
조선조 과거가 다음달 5일 창경궁에서 재현된다. 수험자 본인여부를 확인하는 녹명(錄名)에서부터 과거급제자가 어사화를 쓰고 순회하는 유가(遊街)행진에 이르기까지 고증을 거친 조선시대 과거를 속속들이 볼 수 있다. 과거에 앞서 임금과 문무백관, 의장대, 취타대 등 300여명이 행진하는 어가행렬도 볼만하다. 올해는 왕과 문무백관을 일반시민과 외국인 중에서 뽑았다. 부대행사로 어린이와 외국인 백일장, 다도례 시연 등 전통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18일엔 운현궁에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혼례식이 열린다. 왕비 간택식과 함께 예비왕비에 청혼하는 납채(納采), 혼인예물을 보내는 납징(納徵), 왕비를 책봉하는 책비(冊妃) 등 왕가의 혼례절차를 볼 수 있다.
매년 토지신과 곡식신에게 제를 올려 나라의 평안과 풍년을 비는 사직대제가 10월26일 사직동 사직단에서 열리고, 궁중조회행사와 임금이 직접 어려운 백성을 구휼하는 임문휼민의(臨門恤民儀) 행사도 매주 토·일요일 경복궁에서 볼 수 있다. 10월3일 우이동 솔밭공원에서 단군제례, 천도제 등의 전통행사와 태껸, 줄타기 등 중요무형문화재의 시범이 열리고, 10월5일엔 서울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도봉서원에서 전통향사가 열린다.
자치구의 풍성한 예술무대
강북구는 다음달 11일 오후7시 구민운동장에서 인기가수 성시경, 이효리, 코요테 등이 출연하는 '난치병 청소년 돕기 한마음음악회'를 연다.
정례적으로 열리는 서초구의 금요음악회는 국제콩쿨 입상 성악가들의 가을밤의 콘서트(26일) 한·일 친선 기타 음악의 밤(10월10일) 우즈베키스탄 실크로드챔버합창단 공연(10월17일) 코리아나챔버스 오케스트라 초청공연(10월24일) 서울팝스 오케스트라 초청공연(10월31일) 등으로 꾸며진다.
매주 목요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리는 강남상설목요무대도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10월2일)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10월9일) 2003 수다콘서트(10월16일), 연극 밥꽃수레(10월23일) 재즈콘서트(10월30일)를 준비하고 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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