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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휴대폰·이메일로 진료안내 서비스 건강관리 "깜박" 걱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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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 휴대폰·이메일로 진료안내 서비스 건강관리 "깜박" 걱정 끝

입력
200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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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검진에서 간이 나쁘다고 진단받은 후 6개월마다 한번씩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았던 직장인 김모씨. 이전엔 의사의 권고를 깜박 잊고 예약일을 넘겨버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얼마 전부터 병원측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관계 관리) 재검 안내를 이메일로 받으면서,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진료예약을 부도내는 일은 없게 됐다.얼마 전 아기를 낳은 최모씨. 출산 휴가 후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각종 예방접종 스케줄을 지키느라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아기수첩에 일일이 메모해가며 접종계획을 짜야 했던 그는 최근 병원에서 때마다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통해 예방접종에 대한 내용을 전달 받으면서, 더 이상 예방접종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게 됐다.

금융이나 유통분야에서 각광받던 CRM이 의료시장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CRM이란 환자의 상병, 검진에 대해 다양한 채널로 병원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특정 고객군의 성향에 대해 분석과 개개인에 적합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마케팅 기법이다.

일부 의원과 중소병원에 2002년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CRM은 최근 진료 개념 자체를 바꾸고 있다. 환자가 아파서 찾아가는 소극적 개념의 병원이 아니라, 환자의 건강을 챙겨주고 책임지는 적극적 개념의 병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은 약 300여곳(종합병원 포함).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광주첨단종합병원, 서울 베스티안병원 한솔병원, 대구 효성여성병원 미즈맘병원 등이 디지털병원을 선언한 병원들이다. 비트컴퓨터, 유비케어, 에코벨 소프트, 한국도움기술, 이헬스컨설팅 등이 대표적인 CRM 공급 업체들이다.

올해 초부터 환자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전송, 환자의 진료예약확인이나 건강관리 안내 메시지를 알리고 있는 베스티안 병원의 양진수 간호사는 "환자들도 만족하고 경영차원에서도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특히 예방접종 횟수가 많고 주기가 짧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든 어린아이를 둔 엄마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 병원을 찾는 환자중 60∼70%가 휴대폰과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의료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경우 CRM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환자의 진료예약 이행률이 상당히 높아지고, 환자들의 진료대기 시간도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진료 예약 내용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달하는 것 외에 무선 인터넷 연결을 통해 환자들이 직접 병원의 예약 현황에 대해 확인하는 서비스까지 실시하고 있다.

비트컴퓨터 이승근 CRM 팀장은 "아직은 휴대폰이나 인터넷 이메일을 통한 예약 통보나 확인에 머물고 있지만, 일부 병원은 병원의 OCS(처방전달시스템)과 연계해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을 예방하고 병에 대비할 수 있는 주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MSD가 8월부터 시작한 환자관리 서비스 '본맥스 클럽'은 의사와 환자간 교량역할을 담당하는 일종의 주치의 제도라 할만하다. 본맥스 클럽 가입은 담당 의사의 추천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데, 클럽은 1주에 하루를 '뼈건강을 챙기는 날'로 정해 환자에게 전화로 뼈 건강을 위한 생활습관 교정법을 알려준다. 골다공증 치료제 복용일에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 골다공증 치료제 복용을 잊지 않도록 도와주고, 운동과 식이요법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전달한다. 가입한 환자들의 전반적인 분석자료는 담당 의사에게 바로 제공된다.

한국MSD 모진 전무는 "환자에게는 '골다공증은 꾸준히 치료 받아야 하는 질환으로 의사와의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시키고, 의사에게는 골다공증 환자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송영주 의학전문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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