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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청소년물 출판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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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청소년물 출판 "희망은 있다"

입력
2003.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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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청소년 출판이 영 신통찮다고, 이래서야 어디 독서 한국의 미래를 기약할 수 있겠느냐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한탄만 하지 말고 길을 찾아보자고 나선 사람들에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펴낸 출판 무크지 '북페뎀' 3호 '청소년 출판'은 나침반이 될 만하다.이 책은 오늘 청소년 출판의 환경과 나아갈 길을 짚고 있다. 다양한 고민과 해법이 그 안에 담겨 있다. 중동고교 도서관 담당 안광복 교사는 최근 수능의 변화로 교육이 독서와 토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그에 맞춘 피드백 형 새로운 학습 교재가 청소년 출판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청소년 출판이 살아날 청신호로 서울 8학군 학교들이 최근 2∼3년간 도서관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음을 전한다.

동녘, 내일을여는책, 사계절 등 몇몇 출판사의 청소년책 출판 경험은 아직도 이 분야가 우리 사회에서 불모지로 남아있음을 깨닫게 한다.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글을 쓰는 필자가 드문 것도 청소년 출판의 발목을 붙잡는 요소이다.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같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걸 보면 청소년에 맞는 대중적 글쓰기의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일본 전역의 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침 10분 독서운동은 청소년을 책으로 유인하기 위한 사회적 운동과 그 효과를 보여준다. 치바 현의 한 여고에서 1988년 시작된 이 운동이 널리 퍼지면서,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으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끌 만한 청소년 책들이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에서 고교 3학년까지 월별 독서량을 조사한 한국출판연구소의 2002년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 4학년 때 월 10.7권이던 독서량은 중학교에 갈 무렵이면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고교 3학년이 되면 월 1.5권으로 추락한다. 이런 상황은 입시전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청소년 출판에 희망은 없다는 절망론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청소년들이 읽을 만한 책이 없어서 그렇지, 희망은 있다는 반대 주장도 가능하다. 북페뎀 3호는 희망 쪽에 서서 길을 모색한다. 주저앉지 말자는 격려와 함께. 그 의지가 미덥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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