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4당체제와 더불어 뜨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조 움직임에 대해 양쪽 모두에서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또 일각에서 꿈틀댔던 내각제 개헌론도 다시 수면 아래로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성식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이 26일 부결되자 양당 모두에서 신중론이 빠르게 팽배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당이 분당되지 않았더라도 과반의석이 넘는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어차피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마치 양당이 공조한 것처럼 비쳐져 우리가 덤터기를 쓴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나라당의 수구적 이미지가 덧칠돼 결국 신당만 이롭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민주당 논평이 "감사원장 직무수행에 적합한 인물을 추천하기 바란다"고 간단하고 평이하게 한 것도 이 같은 속사정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영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무회의에서 "한나라당과의 공조문제는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싸워왔던 지지자와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념과 정책, 역사적 뿌리가 다른 한나라당과 전면적 공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런 차원에서 내각제 개헌 논란도 종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의 계산도 비슷하다. 민주당과 공조가 오히려 불리하다는 것이다. 윤여준 의원은 "국회 과반수를 넘는 우리 당만으로도 충분히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는데 굳이 민주당을 끌어들일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신당 대 3야'의 구도로 짜여질 경우 정국운영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끌려다닐 수 있고 총선에서도 불리하다"고 말했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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