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생을 마친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삶을 역추적하듯 파리에서 바르샤바로 발걸음을 옮겼다.그의 새 음반 '쇼팽의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작품 전곡 앨범'(사진)은 그런 음악 여행의 궤적이다. 유니버설뮤직 산하 데카 레이블로 CD 두 장으로 나온 음반의 첫번째 CD는 '크라코비아크 Op. 14' '폴란드 춤곡에 의한 환상곡 Op. 13' '피아노 협주곡 1번 Op. 11', 2번 CD는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Op. 22' '돈 조반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 2' '피아노 협주곡 2번 Op. 21'로 구성됐다. 보너스 DVD에는 레코딩 세션 장면과 백건우와 안토니 비트의 인터뷰가 수록돼 있다.
수록곡은 모두 쇼팽이 고국을 떠나기 전에 작곡한 곡이다. 녹음은 지난 6월7∼12일 폴란드 바르샤바 필하모닉 홀에서 안토니 비트가 지휘하는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이뤄졌다. 지휘자인 비트와 백씨는 이미 열 번 이상 호흡을 맞춰 온 사이. 파리에도 쇼팽의 자취는 남아있지만 백건우는 DVD에 실린 인터뷰에서 "쇼팽이 살았던 집과 산책 길을 거닐고 또 그의 작품이 연주되었던 이 곳 홀은 더욱 쇼팽을 가깝게 느끼게 해준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첫 CD의 '크라코비아크' 등은 흔히 연주되지 않는 곡으로, 20대 초반까지의 쇼팽의 풋풋한 면모를 엿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디아파종 황금상에 빛나는 2001년도에 녹음된 '포레 피아노 독주곡집'에서 백씨가 들려 준 섬세하고도 시적인 터치는 이번 음반에서도 여전하다. 그의 손가락을 따라 쇼팽의 선율은 어느새 비단결처럼 부드럽게 귓가를 적신다. (02) 2106-2033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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