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5일 수원사업장에서 디지털미디어(DM) 연구소 착공식을 열었다.2005년 말께 준공될 이 연구소는 지하 5층, 지상 35층 규모로 바로 옆에 있는 정보통신연구소(지상 27층)와 더불어 삼성전자 첨단 연구개발(R&D) 트윈타워가 된다.
1969년 삼성전자 창사이래 34년간 국내 전자제품 생산의 메카였던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이 최근 조용하게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생산 메카에서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의 R&D 메카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메카에서 연구개발 메카로
과거 PC, 컬러TV, VCR 등의 생산라인이 쉴새 없이 돌아가던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선 요즘 작업복을 입은 생산직 직원을 만나기가 힘들다. 90년대 말부터 생산라인이 지방과 해외로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
생산라인의 공백을 메운 것은 바로 연구소. 2001년에만 차세대 백색가전 개발을 위한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 연구소와 휴대폰 등을 연구하는 정보통신연구소 등 두개의 대규모 연구소가 들어섰다.
디지털영상연구소, 리빙연구소 등 각 사업부별로 설치한 소규모 연구소와 15분 거리에 있는 기흥사업장의 반도체연구소, LCD연구소 등 주변 연구소까지 포함하면 이미 삼성전자 수원·기흥사업장에는 10여개의 각종 연구소가 들어서 있다.
특히 첨단 디지털 융·복합 제품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될 디지털미디어 연구소는 연구인력만 7,000여명에 이른다. 이 연구소가 완공되면 수원사업장은 2만명 가까운 연구인력이 상주하는 연구개발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생산라인은 지방과 해외로
수원사업장에 있던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 생산라인은 90년대 중반부터 광주사업장 이전을 시작으로 줄기차게 지방이나 해외로 떠났다. 4월에는 캠코더 생산라인을 분사한 경기 화성지역 사업장으로 완전히 옮겼고, 최근에는 노트북PC, 에어컨,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라인을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수원사업장이 이처럼 연구단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은 인건비 등 생산비용 에서 경쟁력이 없어진 데다 수도권과 가까운 곳에 있어 연구인력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세대 디지털 제품들이 대부분 융·복합 제품이라 다른 분야의 연구 인력이 모이는 것이 유리하다"며 "수원사업장이 앞으로 글로벌 R& D 기업을 지향하는 삼성전자의 얼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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