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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대토론회 '시노드' 폐막/천주교, 평신도 교회참여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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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대토론회 '시노드' 폐막/천주교, 평신도 교회참여 대폭 확대

입력
2003.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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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수도자, 성직자가 함께 하는 교회로.'천주교 서울대교구가 교회 운영에 평신도의 참여를 크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교회를 혁신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대교구는 1월26일부터 지금까지 8개월 이상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등 140만 교구민 전체가 참여하는 대토론회인 '시노드(synod·교회회의)'를 열어 새 천년기를 맞은 새로운 교회상을 논의해 왔다. 1922년 뮈텔 주교가 소집한 이후 80여년 만에 열린 이번 시노드는 서울대교구 사상 평신도가 참여한 첫 시노드이다. 정진석 대주교는 28일 오후3시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시노드 폐막식에서 교회의 새로운 비전을 담은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교서는 서울대교구와 본당 사목의 최고 지침서로 한국 교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본당의 평신도 대표로 구성되는 사목협의회가 활성화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재정 운영을 위해 재무평의회 설치가 의무화된다. 성직자는 본래의 성직에만 전념하고, 본당 관리는 평신도 전문가들에게 위임하는 등 성직자와 평신도간의 역할 분담이 분명해진다. 특히 전체 신자의 60%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본당 운영에서 소외돼 온 여성 신자들의 교회 내 각종위원회나 기구, 전례 의식 참여가 확대된다.

본당 규모가 커짐에 따라 발생하는 친교 및 사목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신자수가 많은 대형 본당을 신자 4,000∼5,000명 단위로 분할할 계획이며 서울대교구 240여 개 본당 중 10% 가량이 이에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성당 신축과 기존 성당 관리를 위해 건축 전문사제를 양성하고 부동산 매입, 건축물 관리 등을 담당할 건축 전담 부서도 신설한다.

또 주일미사나 혼인예식 등은 본당에서, 평일미사는 본당 구역의 작은 공동체에서 올리는 '모자(母子) 본당', 여러 신부들이 본당 구역을 나누어서 따로 사목하는 '공동사목'등 다양한 사목 형태를 시범 운영한다. 750여명의 신부 인사를 내실화하기 위해 인사 규정을 보강하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평가제도도 도입한다. 교구 운영에서도 사목평의회와 재무평의회 활성화로 평신도 전문가들의 참여가 대폭 늘어나게 된다.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구장 교서는 1999년부터 3년 간의 준비와 8개월 간의 본회의를 거쳐 6월에 마련된 시노드 최종건의안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교서는 크게 친교의 공동체로서의 교회, 함께하는 교회, 세상 속의 교회, 교육과 양성, 특별한 사목적 배려 등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다.

교서는 '평신도 사도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세계 가톨릭 교회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의 정신을 서울대교구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시노드 사무국장 박선용(朴先用)신부는 "평신도의 지위를 크게 끌어 올리는 교서가 시행되면 교회 뿐만 아니라 타 종교에까지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는 시노드 폐막에 맞춰 '시노드실천위원회'를 구성해 내년부터 이 교서를 사목 전반에 구체적으로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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