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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얘기하라… 조사 할테면 해봐라" "당당한" 원정출산 산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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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와 얘기하라… 조사 할테면 해봐라" "당당한" 원정출산 산모들

입력
200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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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정출산을 수사중인 경찰이 원정출산 알선업체를 처벌할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 이들의 불법 행위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주요 참고인인 산모들마저 제대로 수사에 협조를 해주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서울지검 서부지청은 23일 서대문경찰서가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원정출산 알선업체 대표 4명에 대해 사실상 '혐의 없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국내 의료기관에 소개하는 행위는 불법이지만 외국 의료기관 알선 행위까지 처벌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나 "산모들을 대상으로 업체들로부터 웃돈을 요구받거나 불필요한 제왕절개를 강요받는 등의 피해가 없었는지 보강수사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궁극적으로는 구속수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당분간 산모들을 소환해 관련 진술을 확보하는 데 전력할 계획. 경찰 관계자는 "제왕절개를 이유로 웃돈을 받아내거나 계약사항을 위반한 업체들이 적지 않았다"며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사기 및 부당이득 취득 혐의를 추가, 이번 주안에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소환 통보를 받은 산모와 가족들은 "누구 맘대로 조사하겠다는거냐"고 반발해 경찰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 원정출산 주부의 30대 남편은 "변호사와 상의할 테니 그쪽과 얘기하라. 조사할 테면 해보라"고 응수했고, 의사인 남편은 "미국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는 게 오히려 국익에 보탬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심지어 한 남성은 직접 전화를 걸어와 반말투로 "처벌이 가능한 것이냐"며 경찰 수사를 비웃기도 했다.

경찰은 "산모들 중에는 산부인과 여의사도 있었고, 강남 지역에 거주하며 사업가, 의사, PD 등 소위 힘깨나 쓰는 전문직 남편을 둔 주부들이 많았다"며 "소환에 불응해도 방문조사나 강제소환을 통해 산모 50여명 전원을 조사하겠다"고 수사의지를 밝혔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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